포용국가 만들겠다는 정부, 자영업자 말 귀담아 들어야
손실보상제 소급 적용 절실
유흥업종 업주들이 정부에 피해보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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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했던 말이다. 지난해부터 지겹도록 나온 '공정'이라는 단어에 더 눈길이 갈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정의'를 말해보려고 한다.
포용국가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정의'는 공정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소외되는 특정 집단이나 계층까지도 보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능력주의·경쟁 사회에서는 운이 좋지 않거나 능력이 조금 달린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해고를 당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제 취임 이후 포용국가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양극화를 극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용국가를 만드는 건 사회 정의에도 부합하고 나아가서는 사회 통합에도 기여한다.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서 우리 사회는 과연 정의로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를 내면서도 집합금지 명령으로 장사를 못 했지만, 정부는 이들을 포용해주지 못했다.
자영업자들은 능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과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이라는 외부 환경으로 수렁에 빠진 경우였는데도 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직장인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몇십 년을 벌어야 하는 억 단위의 돈을 1년 만에 날려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이태원에서 만난 한 자영업자는 "1년 동안 6억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며 "재기할 수 있는 희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영업을 하지 말라고 해서 영업을 안 했는데 피해는 개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임대료라도 낮춰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죽하면 자영업자들이 거리에 나서서 "공무원들이 월급을 못 받아 봐야 우리의 심정을 알 것"이라고 한 맺힌 절규를 쏟아낼까.
그나마 정부는 이제서야 '손실보상법'를 만들어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행령까지 만들어지려면 최소 3~4개월이 걸려 제대로 된 시행은 빨라도 3분기쯤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세균 국무총리가 손실보상의 소급 적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에 시행되더라도 매우 한정된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등이라고 자화자찬한 만큼, 국세청 소득 자료를 근거로 손실보상을 소급 시행해 정의를 바로잡기를 기대한다.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던 그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말이다.
누구나 자영업자였다면 우연히 찾아온 코로나19로 빚더미에 앉게 된 상황이 너무 억울하지 않았을까.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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