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영업시간 총량제·손실 보장 소급 요구”
전문가들, 방역 관점에서는 ‘글쎄’…입장 갈려
“거리두기 단계별 원칙 어그러지니 혼동”
지난 15일 오후 10시께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 식당의 영업 시간 끝나자 시민들이 일제히 나와 발길을 옮기고 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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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정부가 오후 10시까지 음식점, 카페 영업 등을 허용하며 영업시간 제한을 일부 완화했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영업시간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방역 관점에서 입장이 엇갈렸지만 “땜질식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 의 볼멘소리가 나온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코로나19 집합금지 및 영업 제한 자영업자 민생간담회’를 가졌다.
비대위 측은 간담회에서 업종별로 시간 총량제를 정해 각 업종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영업 시간 총량제’ 도입을 주장했다. 주로 야간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 주점·노래방·호프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자 일괄적인 영업 제한이 아닌 시간대를 정해 영업을 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손실 보전 소급 적용’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비대위 대변인은 18일 통화에서 “지난 간담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없어 조심스럽지만 기존처럼 일괄적으로 영업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닌, 업종별로 시간 제한을 달리하는 방법도 고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영업시간 총량제 도입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렸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땜질식’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대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자영업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영업 손실 보장을 약속해야 방역 역시 잘 지켜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업시간 총량제 도입은 타당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낮췄음에도 영업 시간 제한을 받는다는 것은 예전과 달리 거리두기의 앞뒤가 맞지 않다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별 원칙이 어그러지니 자영업자들이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1.5단계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유지한다고 하는 등의 ‘땜질식 거리두기’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방역의 관점에서 영업 시간 총량제를 시행해도 될지는 확답을 내릴 수는 없으나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손실 보장을 담보하고 강력한 거리두기에 동참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땜질식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대안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자영업자들의 영업 시간 총량제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업 시간 총량제 시행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 간의 만남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려면 자영업자들 타격을 입게 되는데,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joohee@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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