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잇단 가동중단·폐쇄
삼성 오스틴공장도 이틀째 멈춰
미국을 덮친 사상초유의 북극 한파가 동남부 지역의 산업기반을 할퀴고 있다. 재가동이 되도 단기간에는 정상회복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유시설이 치명상을 입으면서 상승세이던 국제 유가에 속도가 더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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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소재 최대 정유업체로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자회사인 모티바엔터프라이즈는 기상 악화로 시설 가동을 중단했고, 휴스턴 남부에 위치한 정유업체인 마라톤 페트롤륨도 한파 영향으로 문을 닫았고,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역시 베이타운·보몽 소재 공장을 폐쇄조치했다. 토탈SE도 텍사스 포트아서 공장의 핵심 정제시설 일부를 폐쇄하고, 원유 가공 규모도 최소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주는 천연가스 공급을 주 밖으로 돌리는 것을 금하면서, 관련 값도 급등세다.
혹한에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1998년 설립이후 처음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GM등 자동차 공장도 가동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8%(1.09달러) 오른 61.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45분 기준 배럴당 1.7%(1.08달러) 상승한 64.43달러에 거래되며 70달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일방적으로 감축했던 원유 생산을 4월부터 다시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체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강행했던 사우디가 다음달 4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감산을 철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급적 측면에서 국제유가는 슈퍼사이클 전망이 우세하던 터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월간 세계석유전망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석유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한도까지 찼던 석유재고 역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OPEC도 세계 석유 소비 규모가 올 4분기 전년동기비 하루 472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 산업시설의 타격이 국내 관련 업종에는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차량용반도체 재고가 넉넉한 데다, 한파 피해도 비껴간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동차업체의 생산타격이 깊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국내 정유회사들도 미국의 정유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성연진·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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