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국제유가·곡물값 급등에 "라면값 올리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생활물가와 직결되는 국제유가와 곡물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올해 라면 가격이 인상될지 주목된다. 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자칫 가격인상을 단행할 경우 '서민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을 우려해 속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16% 넘게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급락한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6배 급등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금이 넘쳐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식량 가격 상승폭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4.3% 오른 113.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91.0을 기록한 뒤 8개월 연속 상승세다. 대두 가격은 1부셸(27.2㎏)당 13.72달러로 1년 전(8.93달러)보다 53.7% 급등했다. 옥수수 가격은 5.39달러로 40.7%, 라면의 면발을 만드는 원재료인 소맥(밀)은 6.37달러로 16.3%, 귀리는 3.51달러로 15.4% 올랐다.

라면을 튀기는 데 사용되는 팜유(Palm oil)의 최근 월 물 선물 가격(단위 10t)도 1017.7달러로 반년 전(741.2달러)보다 37%, 1년 전(723.6달러)보다 40% 각각 급등했다. 팜유는 폭우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생산량이 예상보다 저조해 8년 반 만에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라면 회사는 선물 거래를 통해 지난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소맥을 구매해뒀기 때문에 당장의 곡물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올라간 원자재·곡물값은 시차를 두고 결국에는 생활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곡물 가격은 제품값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빵값을 약 9% 올렸고,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2월부터 햄버거와 디저트 등을 포함한 25종의 판매 가격을 올렸다. 한국피자헛도 최근 '치즈포켓 엣지' '블랙 알리오 엣지'의 미디엄(M) 사이즈 가격을 600원,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각각 인상했다.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라면 원료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라면업계의 라면 값 인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상요인이 역대급으로 산적해 있는 한 가격 인상이 고려대상인 것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지난 2016년 이후 신라면 가격 인상을 하고 있지 않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삼양식품은 2017년 12개 제품을 인상한 뒤 가격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농심의 경우 가격 인상 5년 주기설이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은 2011년, 2016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016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2021년에도 국제 곡물값 인상에 맞춰 라면값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타 기업 인상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나 농심의 경우 업계 1위 기업인 만큼 가격 조정이 타 업체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농심은 "농심은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 연초부터 여타 식료품 가격이 올랐지만, 라면 가격 상승은 쉬운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가격 인상설을 부인했다.

13년 만의 라면값 인상설이 있었던 오뚜기는 "소비자 물가 안정 부담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라면값 조정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삼양라면도 가격 인상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휴 기간 중 생활물가 인상에 대한 이슈가 논란이 된 데다, 라면의 경우 여타 식료품과 비교하면 소비자 생활의 질과 가계경제에 직결되는 제품인 만큼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특히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사태로 내식이 증가하고 경제난을 겪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라면수요가 급증했다.

업계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및 팜유가격이 급등해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소비자 물자 안정 부담이 있는 데다가, 코로나로 인해 민감한 이슈이다 보니 쉽게 인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