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2.1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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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를 양모 장모씨가 "병원에 데려가기를 꺼려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인양 입양과 사후관리를 맡았던 홀트아동복지회 사회복지사 A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모씨와 양부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정인이가 장씨에게 입양됐을 당시에만 해도 "건강상 특별한 문제 없었다"고 진술했다. 정인이는 A씨가 3월 말 입양 후 첫 방문 당시에도 건강해보였다.
그러나 지난 5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학대신고가 접수된 이후 방문했을 때 정인이는 온 몸이 상처투성이었다. A씨가 장씨 등에 상처의 원인을 묻자 '몽고반점이 많다,' '마사지하다 그런 것 같다'며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학대 우려에 A씨는 지난해 7월 다시 정인이를 방문했지만 이번에도 이마에 눌린 상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장씨 등은 이번에는 "엎드려서 자다가 생긴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장씨는 오히려 정인이를 차량에 30분 가량 방치한 사건에 대해 신고가 들어왔다며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방치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착잡해했다"면서 "그걸로 인해 억울, 불쾌해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9월 장씨로부터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분노에 찬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 장씨는 아이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고 하다가 그 다음에 갑작스레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서 "장씨가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고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한 사람이 왜 불쌍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됐다"며 "보통은 아이가 한끼만 먹지 못해도 부모는 병원을 데리고 가는데 엄마가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담당자 입장에서 매우 속상했다"며 오열했다.
음식을 못 먹는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라는 권유에도 장씨는 이를 꺼려했다. A씨는 "(권유에도) 장씨는 가족 모임 등 다른 일정이 있다고 했다"면서 "내가 느끼기에는 병원 가기를 주저하고 꺼려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5월쯤부터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이어와 정인이에게 후두부, 왼쪽 쇄골, 양쪽 갈비뼈, 오른쪽 팔뼈, 왼쪽 어깨뼈, 오른쪽 대퇴골 등 전신에 발생시기가 다른 골절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5회에 걸친 정서적 학대와 15회에 걸쳐 정인이를 혼자 있게 한 상습 유기한 사실도 있다. 그러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3일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인이의 양 팔을 잡아 휘두르다 떨어뜨렸고 팔꿈치 탈골,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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