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재판 증인 출석한 원장 "살 늘어날 정도로 야위어...무게감 안 느껴져"

정인이 재판이 열린 가운데, 어린이집 원장이 사망하기 전까지의 정인이 상태를 언급했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어린이집 원장 A씨는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정인은 쾌활하고 밝은 아이였다. 건강 문제도 없이 연령대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입학 후 정인이 얼굴, 팔 등에 상처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A씨는 "상처에 대해 양모인 장모씨에게 물으면 답을 회피하고, 허벅지에 난 멍에 대해서는 '베이비 마시지를 하다가 멍이 들었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정인이는 7월 말부터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다.

A씨는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온 정인이는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너무나 야위어 안았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겨드랑이 살을 만져봤는데 가죽이 늘어나듯이 겨드랑이 살이 늘어났다. 살이 채워졌던 부분이 다..."라며 오열했다.

이어 병원에 데려간 이유에 대해 A씨는 "아이 건강이 염려돼 병원에 데려갔다. 아이가 너무나도 말라 있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다리를 이렇게 떠는 애는 처음 봤다. 너무 무서워 병원에 데리고 갔다. 정인이를 본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학대 신고를 했다. 하지만 정인이는 가정에서 분리 조치되지 않았고, 양부모는 말도 없이 병원에 데려갔다며 오히려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숨지기 전날인 12일 정인이의 상태는 심각했다.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쇠한 정인이는 교사 품에 안겨 축 늘어져 있었다.

A씨는 "손과 발이 너무 차가웠다. 그리고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과자나 장난감을 줘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몸은 말랐는데 유독 배만 볼록 나와 있었고, 머리에 빨간 멍이 든 상처가 있었다. 이유식을 줘도 다 뱉어냈다"며 당시 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17명가량 중 3명이 출석했다.

한편,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응급실에서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정인이의 사망 원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막 출혈이었다. 췌장 절단 외에도 복수 장기 손상과 광범위한 출혈이 발견됐다. 이에 국과수는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장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달 1차 재판에서 살인죄가 추가됐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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