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지속 상승에 정유사도 기대감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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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지난해 적자만 5조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업황을 겪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국내 정유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주요 정유 4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유일하게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2조5688억원이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 1조1136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다른 정유사들도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내긴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은 1조877억원을 기록했으며 GS칼텍스는 9192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933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주요 정유 4사의 영업손실만 도합 5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이미 2019년 하반기부터 수급 불균형 등으로 업황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자 전 세계적으로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유사의 경영난이 가중됐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석유 제품 소비량도 지난해 8억7808만 배럴로 전년 9억3195만 배럴 대비 약 5.8% 줄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올해는 정유업계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3월 인도분은 배럴당 1.09% 오른 60.12달러에 마감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속 하락세를 보이던 WTI가 6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도 63.30달러로 1.46% 상승했다. 미국 전역에 몰아친 한파와 텍사스주의 전력 부족 사태가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이 같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힘입어 정유사들도 일부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를 사들인 후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저렴하게 사놓은 원유를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조한 성적을 지속하고 있는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유사마다 상이하지만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1달러대를 유지 중이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둘째 주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사가 공장을 가동할수록 외려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정유업계가 크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의 보급 등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올 상반기부터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함에 따라 석유 제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제마진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작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라며 "2월 원유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320만b/d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1월 평균 6만b/d 초과 공급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개선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정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추가 감산이 3월까지 이어질 경우 원유 수급은 타이트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3월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의 결과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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