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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정인이 양부모 살인죄 처벌” 시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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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2차공판, 법원 앞

시민들 ‘강력처벌 촉구’ 시위

영하 10도 추위에도 몰려 눈물

검찰 신청 증인 3명 신문 진행

헤럴드경제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증인신문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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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죽인 양부모 사형하라!”

생후 16개월 밖에 안 된 정인이를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린 17일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도 시민들의 분노를 식히지는 못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0.4도로 이달 들어 가장 추웠다. 체감온도마저 영하 16.5도였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정문 앞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첫 공판 때에는 살인 혐의가 적용이 안 돼서 살인죄 기소를 촉구하는 거였다면 이번에는 법원에 살인죄 처벌을 촉구하는 의미로 모였다”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살인죄 사형’, ‘정인아 미안해’, ‘살인공범 양부 즉시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정인이를 죽인 양부모 사형하라”는 구호를 힘껏 외쳤다. 몇몇 시민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들은 점차 식어 가는 ‘정인이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아쉬워 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정인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전 9시15분께 정인이 양모인 장모(35) 씨가 호송차에 실린 채 법원에 도착하자 시위대는 호송차를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를 내질렀다. 경찰은 혹시나 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집회 참가자들이 움직일 수 없도록 차단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온 한 시위 참가자는 “정인이 사건을 보니 그 아이를 위해 따로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양부모라도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정인이를)지켜 주기 위해 힘들지만 왔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윤모(34) 씨도 “명확하고 강력하게 판단을 내려 주고 아이를 때려죽인 사람들이 제대로 처벌받는 세상을 바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양모뿐 아니라 양부인 안모(37)씨에게도 똑같이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공판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이미 구속된 장씨는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불구속 상태인 안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이날 2차 공판에서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 3명의 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들을 통해 장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3차 공판에서도 3명의 증인이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장씨는 당초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기소됐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죄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이 주위적 공소사실(주된 범죄사실)로 살인 혐의, 예비적 공소사실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도 현장에서 이를 허가했다.

장씨 측은 살인 혐의를 부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씨 측 변호인은 지난 15일 재판부에 ‘학대 충격이 누적돼 장기 파열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아동학대치사죄일 뿐 살인죄는 아니라는 의미였다.

채상우·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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