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쯤 시민들 집결해 엄벌 촉구 시위… 양부 일단 충돌 피해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달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부 안모씨가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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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 학대를 당해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숨진 사건 관련해 양부모에 대한 2차 공판이 17일 열리는 가운데, 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는 양부가 이날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학대·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모씨의 2차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양부 안씨는 이날 법원에 신변보호요청을 했고, 법원은 안씨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이날 오전 9시부터 안씨는 청사 내에서 신변보호를 받게 된다.
안씨는 지난달 13일 첫 공판에서도 경찰과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법원을 나설 때까지 경찰과 법원 직원들의 신변보호를 받았다. 당시 안씨가 법정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항의하고자 법정 앞에 모인 시민들은 “숨지 말고 나와라”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관까지 출동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증인신문이 열린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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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판이 열리는 이날에도 오전 8시쯤부터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려는 시민들이 법정 앞에 집결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약 20여명은 ‘정인이를 죽인 부부살인단, 사형이 마땅하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거나 ‘입양부 사형’ ‘정인이 양부 살인공범 구속’이라고 쓰인 노란색 패치를 옷에 붙이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안씨는 1시간 일찍 뒷문으로 법정에 들어서면서 시위대를 피했다. 이날 안씨는 법원 정문에 모인 시민들을 피해 오전 9시쯤 법정 경위 4명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후문을 통해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안씨는 1차 공판 당시 법원의 업무시간 시작 전에 변호인과 함께 청사 내로 들어가 시위대를 마주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정인양 시신을 부검한 법의학자와 양부모 아파트 이웃 주민 등 17명가량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은 증인 3명을 상대로 한 신문이 진행된다.
검찰은 정인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외력의 형태와 정도, 양모 장씨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장씨에게 있었다고 보고,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씨 측은 정인양을 실수로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렀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살인 의도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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