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내고 “지휘부에는 면죄부, 말단 공무원만 처벌” 지적 / 박주민 의원 “특수단 수사 의지에도 의구심 많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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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소홀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해경 지휘부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데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과거 세월호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일제히 쓴소리를 했다.
민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사법부의 기존 판단을 뒤집으면서도 근거가 매우 조야하다”며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 상황에서 최종 권한을 가진 지휘부에게 면죄부를 주고 현장에 출동한 말단 공무원들만 처벌함으로써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성을 법적으로 인정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민변이 언급한 ‘말단 공무원’은 세월호 참사 때 부실한 구조로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이 선고됐던 김경일(57) 전 목포 해경 123정 정장을 이른다. 앞서 광주고법은 김 전 정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해경 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 판결은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구조업무 현장 지휘관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들의 사망 또는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민변은 “이번 판결에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의 부실한 수사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결과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 책임자의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대부분 무혐의 처분했다”고도 비판했다.
이른바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박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유죄가 나올 것이고 다만 형을 얼마나 선고하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며 “(1심 판결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임무를 소홀히 해 300명이 넘는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은 김 전 청장 등 해경 지휘부 10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휘부가 당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이에 박 의원은 “굉장히 수동적으로 중앙구조본부의 역할을 부정한 것”이라며 세월호 침몰 속도가 빠르긴 했어도 구조나 퇴선을 유도할 시간은 있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당시 현장을 지켜보던 어민들도 답답해 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항소심에서 검찰이 수사를 보강해 해경 지휘부의 구조 미흡에 대해 주장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박 의원은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도 “현장 상황 파악이나 이후 퇴선 유도 등 구조과정을 보면 미흡한 점이 많다”며 “약간의 노력만 기울였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특별수사단의 수사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며 “그런 부분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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