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제주 해녀들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사고주의보’가 발령됐다. 고령 해녀의 사망과 은퇴로 제주 해녀 숫자도 200여명 감소했다.
조업 중 사망 사고가 속출하면서 해녀 안전사고 주의보가 16일부터 발령됐다. 제주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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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최근 해녀 조업 중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해녀 조업 중 안전사고 주의보’를 16일부터 발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서귀포시 성산항 북방파제 인근 해상에서 80대 해녀가 조업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난달 24일에도 서귀포시 서홍동 황우지 해상에서 70대 해녀가 사망하는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방안전본부는 올해 사망사고 2건 모두 70대 이상 고령의 해녀로, 체력약화와 심장마비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3년간 조업 중 사고를 당한 해녀 54명 중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사고는 16명(29.6%)에 달한다. 연 평균 5명 이상 발생한 셈이다. 이어 낙상사고 16명(29.6%), 어지러움 9명(16.7%), 익수 4명(7.4%), 호흡곤란 4명(7.4%)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70.4%(38명)를 차지하고 있다. 박근오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추운 날씨에는 갑자기 아침에 찬 공기를 맞으면 밤새 이완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심장에 무리가 가 사고 위험이 있는 만큼 조업 전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게 매우 중요하고, 입수 전 충분한 준비운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해 해녀 숫자도 빠르게 줄고 있다. 제주도에 등록된 제주 해녀는 지난해말 기준 3613명으로, 전년인 2019년 3820명보다 207명 줄었다.
고령화, 질병에 따른 조업 포기와 사망 등의 주된 원인으로 237명이 감소했다. 반면 해녀학교를 수료한 신규 해녀 가입자와 기존 해녀의 물질 재개 등으로 30명이 새롭게 해녀로 등록하기도 했다.
연령대를 보면 여전히 70세 이상이 2132명으로, 전체 해녀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50~69세 1400명, 30~49세 77명, 30세 미만 4명이다. 최고령 해녀는 경력 76년의 우도 출신 김모 할머니(91)다. 최연소는 대정읍 일과2리에서 물질을 하는 경력 5년의 정모씨(25)다.
양홍식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해녀의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복지와 소득안정을 위한 해녀진료비 지원, 고령해녀 소득보전수당지원, 소라가격 안정지원, 신규해녀 초기정착금 지원, 어촌계 가입비 지원 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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