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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미얀마, 이틀 연속 새벽 시간 인터넷 차단…'야간 납치' 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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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민들 "우리의 밤은 더는 안전하지 않다" 불안감 호소

연합뉴스

SNS에서 퍼지는 '야간 체포 중단' 촉구 그래픽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16일까지 이틀 연속 새벽 시간대에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그 의도를 놓고 의혹이 일고 있다.

연일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미얀마에서는 15일 오전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인터넷이 차단됐고, 이날도 같은 시간대에 인터넷 접속이 안 됐다고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인 넷블록스가 밝혔다.

은행 등을 포함해 여러 기업이 근무를 시작하는 오전 9시가 되자 인터넷 접속이 다시 이뤄졌다고 넷블록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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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야간 불법 체포 행위를 멈추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1.2.14
[AP=연합뉴스]



미얀마 양곤의 한 교민도 연합뉴스와 SNS 메시지에서 "어제에 이어 정확히 오전 9시에 인터넷이 다시 연결됐다"면서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자 군사정권이 심야 및 새벽 시간에 쿠데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임의 체포하면서 이를 숨기기 위해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인터넷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지난주 군정의 2만3천여 명 사면 조치와 관련, 군부를 지지하는 폭력배들이 감옥에서 풀려난 뒤 반(反) 쿠데타 시민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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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낮에는 죽이고, 밤에는 훔치고, TV에선 거짓말한다'고 적힌 손팻말.
[EPA=연합뉴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정이 야간에 쿠데타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주요 인사들을 기습 체포하는 사례가 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야간 거리 순찰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최대 도시 양곤 지역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야간 거리 순찰조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NS에도 새벽 시간대에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에게 자행했다는 각종 체포나 구타 장면 등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SNS에는 '군인 도시'로 알려진 중부 메이크틸라시의 한 대학 주변에서 오전 2시 30분께 군인들이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협했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이러자 시위대는 거리에서 "야간 납치를 멈추라"며 외치고 있다.

시위 현장에는 '낮에는 사람을 죽이고, 밤에는 훔치고(납치하고), TV에서는 거짓말하는 게 군부'라고 적힌 손팻말도 자주 목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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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SNS에 확산하는 '우리의 밤은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내용의 그래픽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다 '우리는 밤에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문구가 시위대 팻말은 물론 SNS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야간 시간대에 대한 미얀마 국민의 불안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인터넷 차단 조치는 군부가 임의 체포를 포함해 부당한 행위들을 저지르려는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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