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군함 3척 보내 데려가겠다고 먼저 제안"
난민들을 미얀마로 송환할 경우 탄압에 직면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해 이들을 모두 불법 체류자로 규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4월 5일 말레이시아 도착한 로힝야족 난민 보트 |
16일 말레이시아키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이민청장은 "오는 23일 송환할 미얀마인 1천200명 가운데 로힝야족이나 유엔 난민 카드 소지자는 없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어 "추방 대상자는 체류 기간이 지났거나 방문비자를 잘못 사용하는 등 불법체류자들"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3만7천명 이상의 외국인을 본국으로 돌려보냈고, 이번 결정도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기 위한 통상적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송환 대상자 가운데 체포 후 망명을 신청한 사람이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말레이시아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구치소 이동 |
앞서 이달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주 쿠알라룸푸르의 대사관을 통해 "이민자 수용소에 구금 중인 미얀마인을 데려가겠다"고 제안했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권침해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 관계자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얀마 해군함정 세 척이 이달 21일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23일 자국인들을 태우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는 로힝야족 등 미얀마 난민 15만4천 명과 수천 명의 미얀마 노동자들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난민을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고,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슬람교가 국교이기에 한동안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난민들의 밀입국을 눈감아주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난민선을 돌려보내는 등 강경책으로 돌아섰다.
난민 인권단체들이 "난민이 미얀마로 송환되면 탄압받는다. 송환자에 난민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그제야 말레이시아 이민 당국이 "난민은 없다"고 해명을 내놓은 셈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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