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2020년 주요 고용지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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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지난해 국내 고용 상황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20년 주요 고용지표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악화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석유파동(1984년), 외환위기(1998년), 카드사태(2003년), 금융위기(2009년) 등 과거 주요 경제위기와 비교한 결과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는 2801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17만4000명 줄었다. 이는 1998년(35만4000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다. 15세 이상 인구가 28만1000명 늘었으나 경기침체로 비경제활동인구가 45만5000명 증가한 영향이다.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21만8000명 감소했는데, 이 역시 1998년(127만6000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악화된 수치다. 실업자 수도 110만8000명으로 1998년 149만명, 1999년 137만4000만명 다음으로 높았다. 실업률은 4.0%로 2001년(4.0%)이후 19년 만에 최고치였다.
일자리 질 악화
장시간취업자 120만3000명 감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6만5000명 줄어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 지난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1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20만3000명(-5.6%) 감소해 1998년(165만명 감소)에 이어 감소폭이 두 번째로 컸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5만6000명으로 55만4000명(10.3%) 증가했다.
자영업의 경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7만2000명으로 16만5000명(-10.8%) 줄어 1998년(24만7000명 감소)에 이은 두 번째 감소폭을 보였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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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고령화
50대 취업자 수, 사상 처음 40대 앞질러
고졸 일자리 가장 악화
지난해 연령별 취업자는 60세 이상만 37만5000명 증가했고, 나머지 연령은 청년(15~29세, -18만3000명), 30대(-16만5000명), 40대(-15만8000명), 50대(-8만8000명) 순으로 감소했다. 연령별 취업자는 2004년 이후 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50대 취업자(635만6000명)가 사상 처음으로 40대 취업자(634만6000명)를 앞질렀다. 60세 이상 취업자(507만6000명)는 청년 취업자(376만3000명)를 추월해 30대 취업자(536만4000명) 수준으로 근접했다.
교육 정도별 일자리 중에서는 고졸 일자리 상황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대졸이상은 1000명 감소, 중졸은 7000명 증가한 반면 고졸은 3만2000명 늘어 전체 실업자 증가의 약 70%를 차지했다. 고용률은 60.1%로 0.8%p 감소했는데 대졸이상은 0.7%p 감소, 중졸은 0.4%p 감소한 반면 고졸은 1.9%p 줄어 전체 감소폭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그냥 쉬었음' '구직포기' 등 역대 최대
청년층 피해 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45만5000명이 늘었다. 이는 2009년(49만4000명 증가)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이다. 이 가운데 '그냥 쉬었음' 인구는 28만2000명 증가한 237만4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구직단념자 또한 60만5000명(7만3000명 증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특히 20대의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증감률(2.8%)에 비해 20대는 7.5%로 2.7배, 전체 '그냥 쉬었음' 증감률(13.5%)에 비해 20대는 25.0%로 1.9배 높았다.
공식실업자에 잠재 실업자를 포함한 확장실업자는 2020년 406만9000명으로 55만3000명 늘었다. 확장실업률은 13.6%로 1.8%p 증가해 두 지표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자와 확장실업률도 각각 121만2000명과 25.2%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지속 확산되고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경영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면서 "고용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완화와 경영환경 개선 등으로 민간경제의 활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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