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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중동 불안에 유가 급등…경기회복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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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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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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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중동 정세에 국제유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경기에 미칠 여파가 우려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물가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 때문에 급 상승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2.1%(1.23달러) 급등한 약 60달러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 4월물은 2.1%(1.29달러) 상승해 62달러를 넘어섰다. 주간으로 WTI는 4.6%, 브렌트유는 5.2%씩 올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공항 등을 공격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것이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유가 외 구리와 철광석 같은 원자재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다. 철광석은 연평균 톤(t)당 10년만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구리값도 톤당 8000달러 수준으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3.9달러에서 80달러로 26달러 상승할 경우 가계 소비는 0.8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매출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투자도 7.5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기업의 생산비용을 상승시켜 국내경제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정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10% 상승한 경우 석유제품 제조원가는 약 7.5% 상승 압력을 받는다. 석유제품의 원가 비중이 높은 화학 및 운송산업의 압력도 커진다. 반도체와 전자 등의 산업에서도 원가 상승 압력이 0.1~0.4% 가량 나타나는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과 투자가 위축됨에 따라 국민소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GDP(국내총생산)하락 가능성도 제기됐다. 배럴당 53.9달러에서 6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0.22%, 8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0.96%의 실질 GDP 하락한다는 게 연구원의 추정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은 실질소득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라며 "소비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2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 원유 재고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 단기적 수요 불안 가능성을 염두했다. 다만 전문가는 미국의 산유량 회복과 3월 OPEC+ 산유국 회의에서 결정될 4월 산유량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타이트한 공급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이동제한이 풀리지 않아 아직 실수효 회복은 불확실성이 높지만 사우디가 감산을 이야기하며 과잉 공급 우려를 낮췄다. 코로나도 신규 확진자 수 추이가 잦아들고 백신접종을 시작한다면 2분기에 수요 개선 기대가 높다라고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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