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주차장은 만차·번화가는 바글바글
설 연휴 매출 롯데·신세계 각각 15% ·32% 상승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심리 회복 기대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사진=김빛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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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박재석 기자] “지금부터 5시간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오늘 입장 못하실 수도 있어요”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오후 2시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샤넬 부티크 매장 앞. 젊은 남녀가 키오스크 화면에 ‘대기인원 452팀’이라는 안내문구가 나오자 놀란다. 오늘 입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이날 오후 2시부터 입장을 기다렸던 일부 손님은 샤넬 가방도 구경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대기인원이 ‘0명’이 되니 어느 덧 영업시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옆 건물 백화점 명품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있는 롤렉스 매장 옆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5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힘들게 매장에 들어가도 원하는 모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매장에서 나오던 한 남성은 일행에게 “원하는 모델이 품절이다”며 “간혹 가다 하루에 두 번식 입고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다시 오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
가족도 5명 이상 못 모였던 코로나 명절, 사람들은 ‘삼삼사사(三三四四)’ 짝지어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긴 연휴기간 집콕에 지친 마음을 쇼핑으로 달래러 간 것이다. 번화가뿐만 아니라 번화가에 위치한 백화점·복합쇼핑몰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뛰는 등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사진=김빛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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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주차장은 만차·번화가는 ‘바글바글’연휴 마지막 날을 즐기려는 발걸음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 음식점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승환씨(51)는 가게 사정이 안 좋아 떠나보냈던 주방 보조를 연휴 기간에 다시 불렀다. 이씨는 “최근 두 달 동안 이렇게까지 많이 팔았던 적이 없었는데, 설날 당일에 매출을 많이 올렸다”며 “주변 사장님들도 연휴 기간 동안 매출이 전달 대비 10~20% 정도 올랐다 하더라”고 말했다.
거리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고향에 내려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돌이 지난 아기를 데리고 외출에 나온 윤은주씨(39·가명)는 “이번 설은 방역 지침때문에 고향에 가지 않았다”며 “연휴 내내 집에서 육아에 치이다 오늘은 연휴 마지막 날이고 해서 기분전환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로 데이트를 나온 곽현영(31·가명)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집에 있거나 어디 놀러가거나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며 “발렌타인데이인데다 날씨가 좋아 쇼핑몰도 구경하고, 석촌호수도 걸을 겸 밖에 나왔다”고 말했다.
마지막날 뿐만 아니라 연휴 기간 내내 백화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인구가 줄은 명동도 백화점 주변 도로는 차들로 가득찼다.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주차장이 만석이라 인근 빌딩으로 차량을 유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내 구찌·티파니앤코·루이비통과 같은 명품 매장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매장을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지난 14일 오후 7시께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사진=박재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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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인상이 보복소비 부추겨유통업계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연휴 기간동안 영업한 백화점은 설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백화점 연휴 매출(지난 13일~14일)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특히 해외 명품 매출이 21%, 남성스포츠 34%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전년 대비 32.1% 상승했다.
주식·부동산과 같은 시장 과열도 보복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자산 가치가 상승한 소비자들이 사치재를 적극적으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가 주도해 주식을 매수하는 현상)·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사기) 운동으로 시장은 크게 활성화됐다. 한국부동산원 2월 첫째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동안 0.09%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000에 이어 3200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연휴가 끝난 15일 코스피는 3108.70으로 시작해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환금성(자산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정도)이 좋은 주식 시장의 활성화가 소비를 부추기는 면이 있다”며 “보유 주식 가격이 오른 사람들은 마음 편하게 비싼 물건을 구매할 것”이라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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