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이어지는 트럼프 수사···조지아주, '조직범죄' 적용 검토
검찰, 트럼프와 측근의 선거 압력 불법성 판단 후 결정할 듯
트럼프 그룹 금융사기 혐의 수사도 속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안 부결과는 상관없이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조지아주(州) 풀턴 카운티 지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주에서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주 정부 관계자들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볼 볼 계획이다.
앞서 현지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표를 찾아내라고 위협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특히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 확인될 경우 조직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까지 래펜스퍼거 장관에게 부재자 투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압력성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까지 감안한다면 조직적인 범죄 행위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패니 윌리스 풀턴 카운티 지검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조직범죄라고 하면 마피아만 떠올리지만, 조직범죄는 불법을 저지른 단체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조직이나 개인 회사 등 조직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NYT는 실제로 윌리스 지검장은 학생 성취도 평가를 조작한 애틀랜타의 공립학교 교사들을 조직범죄로 기소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학교의 평균 점수를 올리기 위해 답안지를 고친 12명의 교사가 기소됐고, 법원은 이 중 10명의 교사에게 최대 5년 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선거 부정 수사 착수를 거부한 조지아주 북부지역 연방 검사장이 사임하는 과정에서도 백악관의 조직적인 압력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검찰은 다음 달 풀턴 카운티 대배심에 관련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관련자 중 누가 소환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뉴욕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 그룹의 금융사기 혐의 수사의 일환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맨해튼 부동산 관련 금융거래를 조사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취재원들을 인용해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맨해튼 부동산 관련 일련의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조사 대상은 맨해튼 5번가의 58층짜리 트럼프 타워, 뉴욕시 금융지구에 있는 71층짜리 40 월 스트리트(40 Wall St), 콜럼버스 서클에 위치한 호텔 및 콘도 건물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 맨해튼 동부에 있는 아파트 트럼프 플라자 등 네 곳과 관련한 대출 거래다.
대출은 모두 래더 캐피탈 코프(Ladder Capital Corp) 산하 회사로, 뉴욕시에 기반을 둔 부동산 투자 신탁인 'LADR 1.75%'를 통해 이뤄졌다고 취재원들은 전했다.
래더 캐피탈은 보통 대출을 한 뒤 채무를 주택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MBS) 형태로 다른 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다. 트럼프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앨런 와이슬버그의 아들인 잭 와이슬버그가 래더 캐피탈에서 일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기록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래더 캐피탈은 이들 4개 부동산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억8,000만 달러(약 3,100억원) 이상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2년 트럼프 타워와 관련해 1억 달러, 2014년 트럼프 플라자와 관련해 1,500만 달러의 대출이 각각 실행됐다. 2015년에는 40 월 스트리트 관련 1억6,000만 달러, 2016년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와 관련해 700만 달러의 담보 대출이 각각 이뤄졌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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