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납치 하려 전력 차단 의혹…우익 폭력배, 불복종 시민들에 행패
양곤 시내에 첫 장갑차 목격 긴장 고조…철도 근로자 파업 가세
양곤 시내를 이동하는 장갑차 옆으로 한 시민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2021.2.14 |
(방콕 하노이=연합뉴스) 김남권 민영규 특파원 = 미얀마 곳곳에서 14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9일째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의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도 확산하고 있다.
군부의 야간 납치 및 군부 지지 인사들에 의한 테러 공포도 이에 비례해 커지는 가운데 시위의 중심지인 양곤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하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 언론은 이날도 최소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지난 1일 쿠데타와 동시에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문민정부 인사와 민주화 운동가 등의 즉각적인 석방과 군부독재 타도 등을 외쳤다.
또 군경이 야간에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잇달아 체포한 것에 항의하며 "야간 납치를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미얀마 시위대 "야간 불법 체포 중단하라" |
군사정부 최고권력자인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거듭된 명령에도 공무원들의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계속됐다
미얀마 나우는 이날 국영 철도 근로자들 수백 명이 업무를 거부하며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를 강제하기 위해 양곤 외곽에 있는 이들의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성난 주민들에 막혀 돌아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주민들이 경찰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나무 둥치나 돌 등으로 진입로를 막는 모습도 카메라에 찍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저녁부터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 시내에서 장갑차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쿠데타 이후 시민 불복종 운동 및 항의 거리시위의 중심지가 된 양곤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한 것은 1일 쿠데타 이후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 중인 철도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를 강제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자 나무 둥치나 돌로 입구 도로를 막는 주민들. 2021.2.14 [,EPA=연합뉴스] |
이날 오후에는 북부 까친주 발전소에 군 병력이 배치되면서 시위대와 충돌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군정이 '야간 납치'를 자행하기 위해 전력을 끊을 의도를 갖고 군인들을 배치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정치인인 아옹 캄은 통신에 "군부가 어제부터 전력원을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심야에 그들이 무언가를 하는 동안, 전기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곤의 일부 전력국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력 차단을 거부할 것이며,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군인 도시'로 불리는 미얀마 중부 메이크틸라시에서 우익 폭력배에 의한 백색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을 가진 폭력배가 시내를 활보하다 한 식당에 돌을 던지고 새총을 쏜 뒤 식탁과 의자를 뒤집는 등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고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이 일로 식당 주인 등 2명이 부상했고, 인근 주택 유리창이 깨졌다.
식당 주인은 "밥을 먹고 있는데 폭력배들이 갑자기 들어와서는 우리가 (쿠데타에 항의하며)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렸다며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군부가 최근 수감 중이던 극우 승려를 포함해 죄수 2만3천여명을 사면한 것과 관련, 이들이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대 "수치 고문 석방하라"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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