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상인들이 9시까지 영업 제한 조치 등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며 현수막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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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일부 완화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과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각각 2단계와 1.5단계로 한 단계씩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 영화관·PC방·학원 등의 운영 제한이 해제되고, 식당·실내체육시설·카페 등의 운영제한 시간은 오후 10시까지 1시간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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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대 운영 업종은 '환영'
6일 서울 명동의 거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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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카페와 같은 업종 종사자들은 1시간 연장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이천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는 "1시간이 짧은 시간 같지만, 그 시간 동안 손님을 받을 수 있으니 업주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운영 시간제한을 해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학원가도 이번 방침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상무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대표는 "학원 영업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 3월 새 학기를 맞아 숨통이 트이게 됐다"면서도 "이미 지난 1년간 너무 큰 손실을 본 상황이므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번 거리 두기 조정안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입장 인원 변동으로 애를 먹었던 예식장도 이번 거리두기 조정이 반갑다. 제한 인원이 기존 49명에서 99명으로 늘어나면서다. 20일 결혼 예정인 예비 신부 임모(31)씨는 "맘 졸이며 식을 준비해 온 날들이 그나마 보상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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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 시간 연장…의미 없다"
한국유흥업협회 충남 서산지부 주최로 지난 8일 서산시청 앞에서 열린 유흥업소 집합금지 명령 철회 촉구 집회에서 한 회원이 항의 표시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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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밤 시간대 손님이 몰리는 업종의 자영업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양수남(61·여)씨는 "1시간 길게 연다고 하면 당연히 이전보다는 나을 거란 기대가 있다. 손님 입장에서도 급하게 먹었는데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라면서도 "일반음식점과 달리 주점은 점심 장사가 없어 영업시간이 짧은 편이다. 조금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해 촘촘한 방역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간 늘려주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총장 대행은 "밤 장사는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1시간 늘려준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결국엔 집합금지랑 똑같은 처사"라며 "서울에선 250일 가까이 문을 못 열고 있는 분들도 있다. 생계 문제가 아니라 이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다. 최소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6시간은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민 전국시도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노래방은 오후 8시는 돼야 손님이 온다. 밤 10시까지 시간이 연장된다 해도 9시 40분쯤 마감을 시작해야 한다"며 "4시간도 장사를 못 하기 때문에 이번 완화 조치도 피부에 와 닿는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나이트클럽·클럽 등 유흥업소는 수도권 기준 약 석 달 만에 문을 다시 열게 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좌석 이동과 춤추기를 금지하는 등 조건부 영업을 내걸었지만,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질지 걱정도 크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감성 주점이 "오후 4시부터 정상 영업에 들어간다"는 공지를 올리자 여기엔 "우리가 모일 때다" "준비하자" 등과 같은 댓글이 수십 건 달렸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마음껏 놀라는 소리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생각은 안 하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유흥업 종사자는 "업주와 이용자들의 협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영업하겠다"고 말했다.
권혜림·채혜선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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