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자문위 구성 두 달째, 세부계획 도출 진전 없어
민감성 고려 신중모드…찬반 단체 입장차 극복도 과제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왼쪽)·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
충북도는 지난 5일 이 문제를 논의할 전문가 자문위원회 내 소위원회를 열었으나 구체적 일정이나 존치 방법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는 5·18 단체의 철거 요구로 논란이 불거진 지 6개월 만인 작년 12월 3일 "철거와 존치의 중간인 사법적 과오를 적시해 존치하고, 대통령길 명칭은 폐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내판에 기록할 구체적인 내용과 대통령길 명칭 변경, 전씨 동상 위치 변경 등을 논의할 자문위가 구성됐다.
자문위에는 시민단체 대표, 역사학자, 조각가, 문화예술인,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20명이 참여했다.
이중 자문위원 5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가 전체 회의에 앞서 세부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사전 만남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안내판에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담는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재확인했을 뿐 세부계획을 도출하지 못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부담을 느낀 자문위원들이 전체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회의에 앞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5·18 단체 등과 사전협의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전히 철거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는 5·18 단체와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동상 철거를 반대하던 보수단체도 대통령길 폐지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또 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동상을 존치한다는 대전제는 변함이 없다"며 "지난해 커다란 갈등을 겪은 사안인 만큼 시기를 못 박거나 서두르지 않고 관련 단체와의 간극을 좁혀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83년 건설된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일반에 개방됐고 관리권도 충북도로 넘어왔다.
이후 충북도는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세웠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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