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빌라서 숨진 '또다른 정인이', 산 상태에서 버려진 정황 포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경북 구미에서 3살 딸을 방치해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가 설날인 지난 1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구속영장 적부심 심사를 받은뒤 문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버림받아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포착됐다.

13일 사건을 수사 중인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숨진 여자아이의 친모 A씨(20대)가 조사 과정에서 "아이가 (빌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아마) 죽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6개월 전 이사를 하면서 빈 집에 살아 있는 아이를 혼자 내버려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가 아이를 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는지, 집에 혼자 버리고 갔는지, 다른곳에서 죽은 아이 사체를 빌라에 갖다 놨는지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A씨의 진술에만 구애받지 않고 아이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른 요인들이 없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구미시 사곡동의 한 빌라에서 3살된 여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돼 수사에 나섰다. 아기의 외할머니는 '빌라 임대가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빌라를 찾았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다.

당시 빌라에는 아이 혼자 난방도 안된 방에서 숨져 있었다. 아이는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아이의 아빠는 오래 전 집을 나갔고 20대 엄마 A씨는 6개월 전 이사를 간 상태였다.

A씨는 지난달까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챙겨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재혼해 또다른 자식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접수된 날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다음날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오는 20일까지 A씨에 대한 수사를 끝내고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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