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아이오닉 5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잇달아 출시
PBV·UAM 박차 가하고 '걷는 차' 변신 로봇도 공개
지난 한달간 시장을 출렁이게 한 '애플카' 협업 이슈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전기차를 비롯해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에 힘을 싣는 가운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IONIQ)' 브랜드 캠페인 |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유럽에 출시되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전용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이상 주행할 수 있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또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005380]는 2025년까지 총 12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56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40년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8∼1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 |
최근 사명에서 자동차를 뗀 기아는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기아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연간 16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도 강화한다. 내년 PBV 첫 모델이자 전용 택시를 출시하고 이후 화물 적재에 특화된 PBV와 차박(자동차+숙박)·레저에 특화된 PBV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9년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듯 UAM과 로보틱스 등의 사업에서도 탄력이 붙고 있다.
UAM의 경우 작년 업무협약을 맺은 영국의 어번에어포트가 최근 영국 정부가 공모한 플라잉카 전용 공항 '에어원' 건설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현대차그룹도 UAM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게 됐다.
에어원은 세계 첫 플라잉카 공항으로, 현대차그룹은 다른 협력 기업과 함께 기체 개발과 공항 설계 등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을 개발 중이다.
작년 말 '로봇 개'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고 밝힌 현대차그룹은 최근 자사 유튜브를 통해 걸어다니는 차인 '타이거(TIGER)'를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걸어 다니는 무인 모빌리티 '타이거' |
그룹 산하 미래 모빌리티 담당 조직인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타이거는 4개의 다리와 바퀴로 걸어다니며 험난한 지형도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변신 로봇이다.
타이거는 울퉁불퉁한 지형을 지나거나 장애물을 넘어갈 때는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하고, 평탄한 지형에서는 다리를 안쪽으로 집어넣어 사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한다. 아직은 실험용이지만 양산되면 오지나 원거리에 긴급 보급품을 나르거나 센서와 계기판을 활용해 과학 탐사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은 2023년부터 미국 내 주요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차 기반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관심을 모았던 애플과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설과 관련,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애플과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며 선을 그은 상태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인 현대차그룹주가 일시에 하락했으나 다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는 반등했다.
현대차 "애플과 자율주행차 협의 진행 안해"(PG) |
업계에서는 현재 애플과의 논의가 일시 중단됐지만 추후 애플과의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시 문구를 토대로 애플과의 전기차 관련 협업 등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문수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전기차 양산 경험, 주요 판매 거점의 생산 능력·공급체인 보유, 양산시 원가 절감 가능한 경쟁력 있는 플랫폼 보유 등이 테크 기업의 주요한 협력 고려 요소"라며 "핵심 경쟁 요인을 보유 중인 현대차그룹은 언제든 다양한 테크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