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신장 인권, 대만 이슈, 불공정 관행 우려"···"美에 이익되면 함께할 것"
코로나·기후변화 등도 논의···통화前 대중국 국방전략 수립의사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무역과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하는 등 강경한 중국 정책을 펼쳐나갈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꼭 3주 만에 이뤄졌다.
백악관은 통화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적 관행과 홍콩에 대한 탄압, 신장에서의 인권 유린, 대만을 포함한 역내에서 점점 더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민의 안보와 번영, 건강, 삶의 방식을 보호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보존해야 한다는 우선순위를 확고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문제 삼았던 무역 및 인권, 지역 문제를 바이든 정부도 계승해 대(對)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민과 미국의 동맹국들의 이익을 증진할 때 실용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시 주석과 대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이 미국인에게 이익이 될 때 중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세계 보건 안보, 기후 변화, 무기 확산 방지라는 공통된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시작되는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제를 앞두고 시 주석에게 덕담을 건네고 중국 국민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에 대한 강경론을 택하며 취임 초반부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부터 중국과 각을 세우던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며 향후 대중국 기조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은 중국을 최우선 경쟁 상대라고 인식하며 기술, 인권, 군사 등 전방위 마찰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5일 이뤄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첫 통화에서도 양국이 민감한 문제를 꺼내놓고 서로 압박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축전을 보내지 않았고, 첫 통화도 이날에서야 이뤄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 앞서 이날 국방부를 방문해 몇 달 내에 대중국 국방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부에 중국 태스크포스를 설치한다. 더구나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민감한 특정 기술 수출을 새로 표적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방침은 중국의 팽창과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 전략을 정비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