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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 증가 자연스러운 현상…중앙銀 정책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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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원선 트러스톤자산운용 전무. [사진 제공 = 트러스톤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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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000선에 안착했다.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 자금이 대거 유입된 데 더해, 기업들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둔 덕이다. 다만 연초 기세와 달리 코스피는 지난달 11일 장중 3266.23을 찍은 뒤 3000~3200선 사이에 갇혔다.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하지만, 기관이 대거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10일까지 개인은 코스피에서 23조826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9조3659억원어치와 4조831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중 연기금이 10조3399억원어치를 팔았고, 투자신탁(투신)이 2조677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관의 매도 규모가 컸던 데 대해 일각에선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 등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해지해 팔 수 밖에 없었으며, 개인은 펀드를 해지하고 받은 돈으로 직접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리서치센터장과 부CIO(투자책임자)를 겸임하는 이원선 전무는 10일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증가에 대해 "다양한 매체와 정보 인프라를 통해 직접 투자의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증시 주변의 정보 비대칭성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완화됐다. 각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보고서를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유튜브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채널이 많다. 하루 세 번씩 주식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삼프로TV'의 경우 10일 현재 구독자 수가 117만명에 달한다.

정보가 너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호소에 그는 "(그 정보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경기가 상승국면인지 하락국면인지, 특정 산업의 기술 계발 단계가 어떤지, 향후 성장동력이 될 산업이 무엇인지 등의 큰 그림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히 체크해야 할 정보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기업 실적이 꼽혔다.

이원선 전무는 "경험적으로 대세 상승과 하락의 전환점은 주요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정책에 의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상승장의 배경 역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극에 달했던 작년 3월 19일 코스피는 1457.64까지 빠졌지만,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회복한 이후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난 10일 3100.58까지 올랐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이후부터 과열이나 버블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원선 전무는 "단기적으로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개선된 기업 실적을 반영하는 과정이기에 버블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작년 코로나19 사태의 기저효과에 더해 실물 경기의 회복까지 나타나면서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성장률이 각각 46.2%와 41%에 달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이원선 전무는 전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은 수출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작년은 처음으로 글로벌 교역이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 실적이 글로벌 교역보다 나았던 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글로벌 교역이 감소했던 지난 2001년, 2009년, 2019년에 한국의 수출 실적이 글로벌 교역보다 더 악화된 것과 다르다.

이원선 전무는 "수출 품목 다변화와 더불어 수출 단가도 상승 중"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다변화가 지속된다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상승 방향의 재평가)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기업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놓치지 않고 꾸준히 확인해야 할 정보로 '기업 실적'을 꼽은 이유다.

현재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테마인 '친환경 산업'과 '플랫폼 경제'는 중장기적으로도 유효하다고 이원선 전무는 분석했다. 그는 "친환경 산업과 플랫폼 경제의 가치는 전 세계가 중요성을 인정하는 분야"라며 "한국의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목하는 또 다른 테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3년만에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면서 ESG 지표를 활용한 자산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원선 전무는 "ESG는 단순히 사회공헌 등에 집중하는 개념이 아니고 대주주, 종업원, 투자자의 니즈를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라며 "이 세 가지가 맞으면 당연히 기업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 이익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고 위험을 낮춰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활성화에 따른 펀드 인기 하락에 대해 이원선 전무는 "운용사는 퇴직연금 시장을 통해 (영업을 해 나갈)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규모가 현재 약 220조원인데 아직도 대부분이 수익률이 낮은 확정금리형에 집중돼 있다"며 "이중 일정 부분이 주식투자로 이동해 중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선진형 자본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시장의 성숙과 관련된 또 다른 논쟁거리인 공매도에 대해 이원선 전무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투자 기회·수단을 확대해 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중지되기 전 공매도 거래의 대부분을 기관과 외국인이 차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단어가 개인투자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가장 잘 대변하지 않나 싶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가능 범위와 규모의 확대가 선행되고, 그 이후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홍보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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