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변론서 '판정패' 분위기…CNN "트럼프도 변론 보며 거의 비명"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이 시작된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이끄는 브루스 캐스터 변호사가 변론을 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개시된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측 변호인들이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퍼포먼스를 펼쳐 공화당이 당혹감에 휩싸였다고 CNN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미 상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시작하면서 우선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헌법에 합치되는 것인지를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
표결에 앞서 퇴임 대통령도 탄핵 대상이 된다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단과 그럴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4시간에 걸쳐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브루스 캐스터, 데이비드 쇼언 두 변호사의 변론이 끝난 뒤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은 위헌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폭동을 부추기는 연설을 했다는 '내란선동' 혐의 역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적용될 수 없다는 게 애초 변론 요지였지만 논점을 제대로 짚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 변론이 끝난 뒤 이뤄진 표결에서 탄핵 심판이 합헌이라는 찬성표가 56표, 반대표가 44표 나왔다.
공화당에서도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중 유일하게 기존 입장을 바꿔 찬성표를 던진 빌 캐시디 의원은 자신이 '변호인 때문에' 입장을 바꾸게 된 것이라면서 변호인 측을 공개 비난했다.
캐시디 의원은 변론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제멋대로였다"며 "만약 내가 주어진 사실에 기초해서 결정을 내리는 공정한 배심원이라면 탄핵소추 위원들이 훨씬 더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도 표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팀이 "최선이 아니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코닌 의원은 "첫번째 변호사는 계속 장황하게 늘어놓기만 하고 헌법적인 논쟁 부분은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했다"며 "그나마 두번째 변호사가 효과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변론에서는 쇼언 변호사가 먼저 변론에 나서기로 돼 있었으나 막판에 순서를 바꿔 캐스터 변호사가 먼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스터 변호사는 순서가 바뀐 것과 관련, 변론 말미에 "솔직히 말하겠다. 소추위원들이 변론을 잘해서 우리가 하려던 것에 변화를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캐스터 변호사의 변론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익명의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스터 변호사의 변론을 지켜보며 거의 비명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변호사가 탄핵 심판 개시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새로 선임된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캐스터 변호사는 그러나 변론이 끝난 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향후 변론 전략에 조정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일주일 전에 셋업된 것이고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탄핵심판 첫날 기자들과 이야기중인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AFP=연합뉴스] |
y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