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3일간 이어온 방역불복 점등시위 마쳐
"영업시간제한 폐지·방역기준조정기구 설치·손실보상법 제정" 요구
자영업자들이 10일 0시 서울 서초구 한 호프집에서 21시 영업시간제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0/뉴스1 © News1 이기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대출에 대출에 또 대출. 자영업자들은 신용도가 하락한 탓에 추가 대출도 못 받고, 정부대출은 빚이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장사하면 할 수록 빚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경기 구리시에서 24시간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이기은 음식점/호프 비상대책위원회 회장은 9일 오후 11시56분쯤 서울 서초구의 한 호프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언제까지 자영업자 몰살정책을 펼 거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자영업자들이 그동안 고통을 감내해왔고, 특성에 맞는 합리적인 방역지침을 만들어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지만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말바꾸기에 나선다"라며 "소급적용 없는 손실보상도 더이상 버티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8일 자정부터 이어온 '점등시위'의 셋째 날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날도 '밤 9시 영업제한조치'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도권 자영업자 40여명이 모여 정부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서울 잠실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공신 음식점/호프집 비대위 사무국장은 "손님과 부대끼며 요리하고, 서빙하고, 운영하고, 매출을 내면서 장사하고 싶다"라며 "제가 밤 9시에 퇴근하면 코로나 그 녀석은 9시에 출근한다"고 한탄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출근 안 해도 된다고, 월급 줄여야 한다고 눈치보며 말하기 싫고, 건물주에게 임대료 깎아달라고, 손님들에게 나가달라고 눈치보며 말하기 싫다"라며 "방역지침 하라는 대로 다 할테니 정상적으로 장사만 하게 해달라, 코로나 출근시간 좀 조정해달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천 부평에서 호프집을 하는 김동은 음식점/호프 비대위 이사, 경기 용인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대표, 서울 종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 경기 고양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김동억 베이커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이 현장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정부에 합리적인 방역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우리에게 말로 매일매일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며 "과학적이지도 감염의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영업시간제한은 이제 폐지하고 영업을 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방역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의 의견을 경청할 소통기구를 만들고 상설화해야 한다"며 Δ근거 없는 오후 9시 영업시간제한 폐지 Δ자영업자 참여하는 방역기준 조정기구 설치 Δ소급적용하는 손실보상특별법 즉각 제정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까지 점등시위를 한 뒤 10일 오후부터 '불복 개점시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지만, 설 연휴기간 발표될 정부의 방역대책을 보고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lgiri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