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 맞는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대 - 미얀마 수도 네피도 거리에서 9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고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다.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쏜 것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2021.2.9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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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경찰이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9일 허공에 경고 사격을 한 뒤 고무탄을 발사했다고 외신이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시위대 방향이 아닌 허공을 향해 경찰이 총기를 발사해 시위대가 물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대규모 시위대가 뒤로 물러나도록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는데, 시위대가 이에 대항해 돌 등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AFP통신 역시 목격자를 인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통신에 “두 차례 경고 사격이 허공을 향해 이뤄진 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면서 몇 명이 부상한 것을 봤다고 전했다.
네피도에서는 이날도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이틀 연속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 일부가 부상하는 등 강경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네피도 경찰은 전날 시위대 행진을 가로막으면서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무력을 사용해 해산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신 사진에는 총기를 든 경찰 앞에 놓인 경고판에 ‘이 선을 넘을 경우, 실탄을 발사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것도 포착됐다.
‘계엄령·집회 금지’에도 쿠데타 항의 시위 벌이는 미얀마인들 -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9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봉쇄한 도로 위에 앉아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전날 양곤과 만달레이 등 일부 지역에 내려진 군정의 계엄령 및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얀마 곳곳에서 나흘째 대규모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21.2.9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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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민간정부와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던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압승을 거두자 ‘심각한 부정행위가 일어났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군부는 NLD가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해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고, 작년 11월 총선에서는 더 큰 승리를 거둬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열게 되자 문민정부가 굳어지면서 입지가 대폭 축소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군부는 헌법에 따라 전체 의석의 25%인 166석을 저절로 갖지만, NLD가 총선에서 연거푸 압승을 거둬 전체 의석의 과반으로 단독정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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