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네피도 등서 공무원·교사 등 거리로 진출…시위대 "단결해 계속 투쟁"
경찰, 만달레이서 시위대·기자 20여명 체포…2곳서 연이틀 물대포 동원 진압
군정의 집회금지 조처에도 양곤 시내를 가득 메운 쿠데타 항의 시위대. 2021.2.9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사흘 연속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던 미얀마의 쿠데타 항의 시위에 군사 정권이 계엄령 선포와 야간통행 및 집회금지로 강경 대응하자, 시위대가 불응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이날 최대 도시 양곤과 제2도 만달레이, 수도 네피도를 중심으로 나흘째 대규모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군정이 전날 양곤과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5명 이상 모임 및 공공 연설도 금지했지만 이에 '불복종' 한 것이다.
오전부터 양곤시 산차웅 구(區)에서는 교사 200명가량이 도로를 따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곳은 양곤시에서 5인 이상 집회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군정의 집회금지 조처에도 양곤 시내에 모인 쿠데타 항의 시위대 모습. 2021.2.9 |
교사인 테인 윈 소는 AFP 통신에 "군정의 경고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가 오늘 거리로 나온 이유"라면서 "선거 부정 때문에 쿠데타를 했다는 변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떠한 군부독재도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세인 구에서는 철도국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북부 샨주에 있는 바고시와 다웨이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진행 중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끈 이른바 '88세대'로 최근 항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민 꼬 나잉은 성명을 내고 3주 동안 계속해서 총파업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민 꼬 나잉은 또 "미얀마 전역의 시위대가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청년 활동가인 마웅 사웅까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네피도에서 경찰이 쿠데타 항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21.2.9 |
군정은 시위대를 대거 체포하고 연이틀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로이터 통신은 만달레이에서 경찰이 시위대는 물론 언론인까지 수 십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현장 목격자와 기자들의 전언을 인용, 최소 27명이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만달레이에서 평화시위를 벌이던 도중 경찰에 체포되는 남성. 2021.2.9 |
현지 언론은 쿠데타 반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도 현장 사진으로 전했다.
만달레이는 최소 7개 구에 전날 밤부터 야간통행 금지와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이틀 연속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쐈다.
현지 언론 미얀마 나우는 물대포를 맞은 시위대 중 일부가 다쳤다고 전했다. 바고시에서도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함께 군정은 양곤시와 외곽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 구를 연결하는 다리 3곳을 이날 오전 폐쇄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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