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은 서울 도심 공공분양이냐, 속도 내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냐'
주택 공급 대책이 쏟아지면서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인 3040세대의 머릿속도 복잡해지고 있다.
3040세대가 저울질하는 부분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지난주 발표된 2.4대책에 담겨있는 서울 도심 고밀 개발을 통한 공공분양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서울 외곽 수도권에 위치해 2.4대책 주요 예상 사업지와 비교하면 입지가 떨어질 수 있지만 신규 택지로 대규모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교통망 확충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반면 서울 도심 개발은 역세권 노후지역을 고밀도로 개발하는 만큼 입지 면에서는 우월하다. 관건은 정부가 기대한대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느냐다. 적극적인 민간 참여가 이뤄져야 실제 개발로 이어져 주택 공급이 가능한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선 정부의 청사진만 마냥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 서울이 좋은데 언제 공급될지……
2.4 공급대책은 서울 저밀 역세권 지역과 준공업지역 등을 고밀로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2018년 발표된 수도권 127만호 공급계획 등이 서울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 지역에 신도시를 조성, 거주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입지 면에선 '직주근접'이 가능해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특히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3040세대에 기회를 주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공공임대 등의 비중이 컸던 이전과 달리 2.4대책에선 총 물량 중 70~80% 이상을 분양주택으로 담았고,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분양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공공분양 중에서도 일반분양 비중을 50%(기존 15%)로 확대한다. 이전에는 특정 계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위해 공공분양 특별공급 비중이 85%에 달했는데 2.4대책은 애초 민간택지였던 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특별공급 비중을 낮춘 것이다.
추첨제도 새로 도입해 일반분양 가운데 30%를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공공분양은 청약저축 총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 사실 상 청약 가점제와 다를 바 없었다. 이번에는 추첨제를 통해 젊은 세대의 당첨 가능성이 낮다는 문제를 보완한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분양 내 일반공급 비율을 높이고 일부는 추첨제로 공급하게 되면 낮은 가점으로 분양시장에서 당첨이 쉽지 않았던 젊은 층의 진입이 이전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2.4대책의 고밀 개발 사업 진척 여부다. 정부가 개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 등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민간 참여가 사업 활성화에 절대적인 만큼 정부 계획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같은 공공분양이라면 서울로 진입하는 게 낫지만 실제 주택 공급이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문제"라며 "2.4대책 대상 사업지가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전에 구체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사전청약 활용한 투트랙 전략 필요
이처럼 2.4대책 발표로 무주택 수요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서울 도심 고밀 개발이 활성화된다면 이전보다 공공분양 청약 당첨 기회도 늘어나게 되고, 입지적으로 3기 신도시보다는 나은 서울 도심 역세권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기회를 포기할 수도 없다. 3기 신도시는 이미 지구지정을 완료했고, 광역교통망 구축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어 서울 접근성 개선이 기대된다. 불확실성이 큰 서울 도심 개발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는 까닭에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기회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전청약은 당첨돼도 본청약 전까지는 타지역 사전청약을 제외한 분양단지 청약이 가능하다. 이번 2.4대책도 마찬가지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당첨돼도 서울 도심 개발을 통한 공공분양 물량이 나올 경우 본청약 전이라면 청약을 넣을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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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소장은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7월까지는 도심 고밀 개발 사업 추진 분위기를 파악, 활성화 여부에 따라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결정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수요자 관심이 높았던 하남 교산 등은 연말로 예정돼 있어 아직은 판단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력을 비롯해 우선공급 대상 등 당첨 가능성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도심은 공공분양이긴 하지만 이미 서울 집값이 비싸 3기 신도시보다는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사전청약은 해당 지역 거주기간에 따라 우선공급 대상이 달라지고, 특별공급 대상 소득기준도 완화되는 등 변화가 있기 때문에 당첨 가능성을 따져보고 접근해 내 집 마련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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