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앞 도로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문구
백악관 인근 도로 이름도 'BLM 플라자'로 변경
플로이드의 모교 앞 도로에 새겨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문구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지난해 여름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져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불을 지핀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고향에서 대형 도로화(畵)로 영원히 남게 됐다.
ABC방송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선 플로이드의 모교 '제이크 예이츠 고등학교' 앞 도로에 새겨진 대형 추모 그림이 공개됐다.
약 2블록에 달하는 도로 위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는 붉은색 문구와 플로이드가 고등학교 미식축구팀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새겨졌다.
작품은 현지 예술가인 조나 일라이자가 플로이드의 옛 미식축구팀 동료들이 출범한 비영리 단체 '88 첨프' 등의 의뢰로 제작했다.
이날 헌정식에서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이 작품은 조지 플로이드의 삶과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또 다른 공개적 메시지"라고 말했다.
헌정식에 참석한 플로이드의 조카 비앙카 윌리엄스는 "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그림"이라면서 "삼촌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고향 곳곳에서는 또 건물주들의 허락을 받아 그의 얼굴을 그린 벽화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에 목이 눌려 숨졌다.
조지 플로이드의 고향 마을 벽화 |
지난해 '흑인 사망' 시위대 맨해튼 진출 차단하는 뉴욕 경찰 |
당시 백인 경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8분 넘게 목이 짓눌려 사망하는 플로이드의 모습은 그대로 영상에 포착돼 온라인에서 확산했고, 이는 전국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했다.
시위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방화야 약탈까지 발생했고 정부는 주방위군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번진 시위는 지구촌에 만연한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당시 시위대가 집결한 워싱턴DC에도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한 대형 문구가 도로에 새겨졌다.
지난해 6월 백악관과 면한 라파예트 광장 앞 16번가 4차선 도로에는 노란색 페인트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문구가 큼직하게 새겨졌고, 워싱턴DC는 아예 이 구간의 이름을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플라자'로 바꿨다.
백악관 인근 도로에 새겨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구호 |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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