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연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의 누적순매도대금은 지난해 6월 이후 지난 7일까지 1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연기금의 순매도 속도는 올 초부터 빨라졌다. 지난해 6월 이후 연말까지 일평균 순매도대금은 556억원인 반면 올해 들어 3766억8000만원으로 확대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순매도는 자산배분 비중 조절 성격"이라며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6.8%로, 지난해 대비 0.6%p(포인트)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주식시장 내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기금은 올해를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2021~2025년) 원년으로 삼고 목표 비중을 2020년 5월 의결한 바 있다. 국내주식 비중은 국민연금 중기자산배분안 고려 시 2025년 말까지 15% 내외로 단계적으로 하락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신흥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연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크게 높였다. 노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코스피200 수익률이 12.5%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인 17.3%를 초과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노 연구원은 연기금의 국내주식 순매도는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펼쳐진 코스피 대형주의 강한 상승 랠리는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더 높였다"라면서 "동시에 채권 등 다른 자산 수익률이 국내주식보다 낮은 상황을 이어지자 연초부터 빠른 비중 조절을 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노 연구원은 "코스피 레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하면 연말까지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는 30조원대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연기금 코스피 순매도 가속화에도 지수 상승 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올해 국내주식 목표치인 142조8000억원을 크게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연기금 순매도 속도는 오는 6월 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기금의 일평균 코스피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 초 목표 비중에 달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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