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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르포] "1시간 연장? 자영업자들 입에 풀칠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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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오후 9시→오후 10시 변경

택시기사·알바생 '반사이익' 긍정 목소리도

뉴스1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된 8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1.2.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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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고작 1시간 가지고 누구 입에 풀칠하라고…."

8일부터 광주광역시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1시간 연장된 가운데 이날 오후 7시쯤 서구 상무지구 일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저녁식사 시간대지만 음식점 대부분은 휑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술을 판매하는 일부 호프집에서나마 이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업시간이 연장됐지만 손님의 발길이 드문 한 음식점에 들어가 '영업시간 연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업주들은 울분과 함께 분통을 터트렸다.

5년간 일대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장모씨(49·여)는 "식사 시간대 손님이 바짝 몰리는 음식점의 경우 영업시간 연장보다는 '5인 이상 집합금지'수칙을 완화해주는 게 더 낫다"며 "3~4시간 늘려준 것도 아니고 고작 1시간 가지고는 자영업자들 입에 풀칠하기도 벅차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광주에서 집단감염이나 지역감염이 발생한 장소를 돌이켜보면 병원이나 요양병원, 특정 종교시설이 대부분이지 않느냐"며 "음식점 하루 운영해 버는 돈은 몇십만원밖에 안된다. 확진자 나오면 힘없는 영세 상인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양경란씨(61)는 "영업시간이 늘어나니 손님들은 천천히 와서 여유롭게 먹고 간다고 좋아했다"며 "하지만 업주 입장에서 보면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고, 1시간 더 일하나 마나인 정책이다"고 하소연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강모씨(30)는 "확진자 수도 크게 줄어들어 자정까지는 연장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1시간 연장은 말도 안된다"며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연초, 연말, 명절에 몰리는데 이번 설에도 허탕을 칠 것 같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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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된 8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 한 음식점이 텅 비어 있다. 2021.2.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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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업시간 연장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다른 업종 종사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30년간 택시기사로 근무한 정모씨(56)는 "유흥시설도 문을 닫고, 음식점도 오후 9시가 되면 영업을 안하니, 그 시간을 기점으로 손님 확 줄어든다"며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택시기사들은 한결 낫다"고 설명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씨(23·여)는 "1시간가량을 더 일하게 되니 시급 역시 늘어나게 됐다"며 "이번 완화를 시작으로 코로나19도 종식돼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광주광역시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유지하되 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 1시간 연장됐다.

영업 제한이 다소 완화된 업종은 카페와 식당,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스탠딩공연장, 파티룸 등이다.

다만 해당 시설은 지자체별 방역상황을 고려해 기존 기준인 오후 9시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나 여행, 이동 자제 등은 오는 14일까지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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