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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르포]‘영업1시간 연장’ 첫날…대전 자영업자들 “표시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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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 "밤 10시 정해진 통금시간 있는데 손님 오겠냐"

‘5인이상 집합금지’에 거리 자체가 한산…상인들 ‘한숨만’

뉴스1

대전지역 주요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9시에서 오후10시로 1시간 연장됐지만 5인이상 집합금지 영향으로 거리 자체가 한산하다. 사진은 8일 오후 6시30분경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인근 식당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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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송애진 기자 = 방역당국이 8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카페와 식당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지만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은 별반 달라진게 없다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손님들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났을 뿐 정해진 ‘통금시간’을 앞두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 20~30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일대 음식점과 술집들은 직장인들이 퇴근한 오후 6시30분을 넘겼지만 2~3명씩 어울린 20대 안팎의 젊은이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한산했다.

거리에서 만난 20살 김모씨는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1시간 연장돼 너무 좋다"며 "음식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 만큼 일찍 모여서 빨리 먹고 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타임월드 인근에서 젊은층을 대상으로 퓨전소주방을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영업시간 연장 조치과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당국의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A 대표는 "젊은층들이 찾는 피크타임은 오후 7시~밤 12시다. 1시간 연장한다고 해서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며 “방역 차원으로 이해하기에는 그간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후 7시께 음식점과 주점, 노래방 등이 운집해 최근 신흥 ‘먹자골목’으로 떠오른 유성구 봉명동 로데오거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차량이 인도까지 점령해 통행조차 어려울 정도였지만 불을 켠 음식점 안 자리는 불과 2~3개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있을 정도로 썰렁했다.

이곳에서 만난 해장국집 대표 B씨는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해장국집의 특성상 늦은 밤 시간 영업이 필수이자 매출액 비중도 높다. 하지만 10시면 문을 닫거나 포장판매만 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명절 연휴 기간 아예 문을 열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래방 업주 C씨도 "노래방 특성상 음주 후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식당이 10시까지 영업하는데 여기 올 시간이 있겠느냐“며 ”이달들어 딱 하루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했다.

비슷한 시간대 대전 원도심의 번화가인 중구 은행동 스카이로드도 쇼핑을 하는 젊은이들이 눈에 띌 뿐 식당이나 술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따금 2~3개 테이블을 채운 식당이나 술집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상당수의 식당 업주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거리만 바라볼 뿐이었다.

뉴스1

대전지역 카페,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10시까지로 1시간 연장됐지만 거리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8일 오후 7시경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스카이로드가 인적 없이 썰렁하기만 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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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닭갈빗집을 운영하는 D씨는 “1시간 연장 표시도 안난다. 이 상황이 워낙 오랜기간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며 “그만두고 할 일이 있었으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다. 버티는 것이 사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아내와 둘이 이겨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영업시간이 감염위험도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설명도 없다. 도대체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방역당국을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자영업 종사자분들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모두의 협력과 협조만이 코로나19 종식을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다”며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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