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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1시간 매출이 얼만데"…뿔난 수도권 자영업 "밤 9시에 문 못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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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지원금 엇박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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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구장협회,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소속 인사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된 집합금지조치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에서 `비합리적 방역조치`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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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식당 및 카페, 실내 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 스탠딩 공연장, 파티룸 등의 영업제한 시간이 8일부터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되자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윤형 씨(가명·44)는 지난 6일 "저녁 8시 30분에 '라스트 오더'를 알리려고 다가가니 곧장 '알았다. 더 주문하지 않고 나가겠다'고 답했다"며 "'영업시간이 한두 시간만 더 길었으면 (상황이) 그나마 나았을까'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상상한다"고 토로했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최대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영업제한 30분 전에는 고작 두 팀에 총 7명만이 자리에 있었다.

동작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대용 씨(가명·47)는 "임차료와 고정비를 따지면 서울·수도권 지역이 부담이 제일 큰데 영업제한은 가장 마지막에 풀리게 생겼다"며 "코로나19가 오후 9시를 기점으로 활동성이 약해지는 것도 아닌데 9시까지 영업제한에 얽매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되는 학원과 독서실 운영자들 또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달라는 그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입장이다. 조미희 서울학원총연합회 회장은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풀리기 어려워도 학원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확대되지 않을까 기대했다"며 "일률적인 잣대가 아쉽다"고 밝혔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한상태 씨(가명·42)는 "독서실은 보통 학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들러 공부하는 장소인데 학원과 동일하게 오후 9시에 문을 닫으면 사실상 휴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침에 오후 9시 이후 간판과 매장 불을 켜는 '불복 개점 시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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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업종별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연장에 강력히 항의하며 8일부터 사흘간 자정에 개점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업종 간 형평성과 합리성이 무시된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돼야 한다"며 "과학적이지도, 감염 전파의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하고 방역지침을 강화해 살아갈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복 시위는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에 과태료 처분과 별개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즉시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서초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하나 씨(가명·34)는 "영업시간이 연장된 지역에서 시행하는 조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영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주는 정책"이라며 "자짓 진상 손님 때문에 2주 동안 영업을 못하게 되면 영업수익은 물론 식자재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돼 피해가 막심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진한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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