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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연합시론] 설 연휴 방역고비 잘 넘기고,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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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부분 완화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부터 비수도권의 헬스장,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수도권은 감염 추세가 뚜렷하게 꺾일 조짐이 없어 현행 2.5단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비수도권과 달리 영업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계속 묶인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위험도가 차이 나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한다. 실제 비수도권의 환자 수는 1월 마지막 주에 하루 평균 180명에서 2월 첫 번째 주에는 97명까지 감소했지만, 수도권은 같은 기간에 224명에서 258명으로 되레 늘어났다. 코로나19 제3차 유행이 여전히 지속하는 상태에서 수도권의 방역 고삐를 느슨하게 풀어주기 어려웠을 것으로 이해된다. 당국은 아울러 방역수칙 위반 업소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와는 별도로 즉시 2주간의 집합 금지 조처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 어떻게든 확진자 증가를 막아야 한다는 당국의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비수도권의 부분 완화를 빼면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현행 고강도 거리두기는 일단 14일까지 유지된다. 이는 설 연휴라는 '복병' 탓이 크다. 아무리 자제한다고는 하지만, 설은 추석과 마찬가지로 전국에 흩어져 살던 가족, 친척, 친지들을 한곳에 불러 모으는 명절이다. 평소보다 인구이동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모이는 사람들이 주로 혈연과 지연 관계로 얽힌 가깝고 허물없는 사이다 보니 밀접접촉의 가능성도 커진다. 당국의 거리두기 조처를 가혹하게 느낄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터이나, 이번 설 명절만큼은 인내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따르는 시민의식의 발휘가 절실하다. 우리처럼 가족과 친지가 모처럼 한데 모이는 미국의 작년 추수감사절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사례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현행 거리두기가 일주일 후인 14일까지 적용되는 만큼 이 기간만 잘 넘긴다면 2월의 후반부부터는 당국의 신축적인 거리두기 조정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장기화하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한계상황에 직면한 수도권의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만 밤 10시로 영업시간을 연장해 주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부터 사흘간 오후 9시 이후 '불복종 개점 시위'를 벌이겠다는 업주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대해서만 영업시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과학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손님이나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이 오후 9시 전후로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무슨 기준과 판단으로 영업시간의 허리를 잘라 먹느냐는 볼멘소리다. 이른바 '심야 장사'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노래방, 주점, 일부 실내 체육시설의 업주들은 1시간 연장이라는 간절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는 희생과 인내만을 강요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느낌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과학적 근거 제시 노력과 합리적인 손실보상제 시행밖에 없어 보인다. 예컨대 노래방 업주들이 노래방에서의 감염 비율이 낮은데도 영업 제한을 받고 있다는 불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규제의 정당성과 설득력을 높이지 않으면 '불복종'은 확산할 수 있다. 손실보상제 관련 입법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방역에 협조해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이 줄어들어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면 국가가 나서 손실을 보상해주는 게 마땅하다.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당국의 방역 정책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를 더는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자영업자들에게는 먹고살아야 하는 생계가 달린 문제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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