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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애플카 믿고 투자했는데”... 현대·기아차에 1.8조 베팅한 개미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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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전문가들 "단기 주가 변동폭 커질 전망"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위한 현대차그룹과의 논의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애플카 기대감으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주식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이 기아차가 애플카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지 하루 만인 지난 6일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논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최근 한달 동안 현대차와 기아차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자금은 1조8000억원이 넘는다.

조선비즈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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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대차는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던 12월 30일(19만2000원) 보다 5만7500원(29.9%) 상승한 수준이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주가가 6만2400원에서 10만1500원으로 3만9100원(62.6%) 급등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 급등은 애플카 출시를 위해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제안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1월 6일~2월 5일) 개인투자자는 현대차를 414만2900주(1조389억5400만원) 순매수했고, 같은 기간 기아차는 912만9400주(8299억5400만원) 순매수했다. 각각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종목 상위 4위, 7위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개인투자자가 1달 동안 투자한 자금만 1조8689억800만원에 달한다.

기아차 주식을 이달 초 매수한 직장인 이모(38)씨는 "애플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이 협력사와 관련된 이야기일텐데 왜 확정되지도 않은 지라시(사설 정보지)같은 소식들이 알려져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지 화가 난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애플카 협력 중단설로 양사의 주가가 단기간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순우 SK증권(001510)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공식적으로 드롭(협상 중단)이 된 것이라는 소식은 아니고,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영업 이익 등) 실적이 잘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단기간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은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당사자(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가 애플카 생산에 협력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마치 협력이 사실인 것처럼 확산됐다"며 "기사가 대량으로 보도됐고 기정사실처럼 돼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 것"이라며 "이제 협력을 잠정 중단했다고 이야기하니 다시 주가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식시장에 있는 주주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고 본부장은 "팩트는 수면밑에 가라앉아 있는데 언론사와 증권가에서 그럴 것이라는 이야기들만 오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애플과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이 정말 현실이 될 수 있는지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이달 8일과 19일, 관련 내용에 대해 재공시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애플과의 협력 논의가 알려진 지난 1월 8일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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