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Pixabay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던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불과 한달 새 8조원 가량 증발했다. 금융당국이 오는 5월부터 부분적인 공매도 재개 방침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느낀 동학개미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6조71억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7078억원 증가했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2일(74조4559억원)과 비교하면 약 8조4488억원 급감했다. 17거래일 만에 8조원이 넘게 사라진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돈이다.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어 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올해 코스피가 3000선에 안착하면서 동학개미들의 잇딴 증시 참여로 투자자예탁금은 올 들어 68조~70조원대를 오가며 유례없는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11일에는 72조3212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초로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감소분의 일부는 주식 매수에 사용된 것으로 예상되나, 증시의 상승 추세가 다소 약해지면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4일 68조2873억원과 비교해도 예탁금은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5월부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대해 오는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중장기적 상승을 위해 개인 자금이 증시에 더 유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 증감 여부를 통해 향후 시장 흐름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중 개인들의 매수 강도가 유지될 가능성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증가 여부를 주목해야 하는데, 1월 예탁금 증가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가수요가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1월 강세장의 주체였던 개인 매수 강도가 유지되거나, 그간 지수 방향성을 결정지었던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연구원은 "작년부터 이어져온 개인들의 증시에 대한 관심, 대형주 위주의 매매현상은 시장 하방경직성을 강화시켜주는 동인"이라면서 "개인의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된다면, 지수 레벨을 결정 짓는 주체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들면서 거래대금도 감소 추세다.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19조7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꾸준히 20조원대를 유지하던 거래대금은 이달 처음으로 2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