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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비수도권만 1시간 연장…수도권 자영업자 "점등시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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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일 서울의 한 헬스장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항의하며 오후 9시 이후 영업하지 않고 업소에 불을 켜 놓는 오픈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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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일 수도권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9시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오후 10시로 영업 가능 시간을 1시간 연장했지만, 자영업자의 다수가 수도권에서 영업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에서도 “생색내기식 조치”라는 말이 나온다.



9시 이후 점등 시위 이어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감염확산 위험이 아직 남아 있어 현행 밤 9시 영업제한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수도권 이외 지역은 밤 10시로 제한을 완화하되, 현행 유지를 원할 경우 지자체 자율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도권 영업제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난 2일부터 이어져 온 일부 자영업자들의 ‘점등 시위’는 계속될 예정이다. 점등 시위는 영업제한 조치에 반발해 오후 9시부터는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불을 켜고 문을 열어놓는 방식으로 반발하는 행위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수도권에 소상공인 사업장이 50% 이상 있다. 수도권을 풀지 않는 한 비수도권 1시간 연장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며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안 된다고 하는 문제에도 불만이 축적되면서 영업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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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가 설 연휴까지 연장되자, 자영업자들이 ‘무기한 점등 시위’에 돌입했다. 3일 밤 9시 이후 서울 시내 한 식당이 불을 켜놓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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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소리 이번에도 반영 안 돼"



김익환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이사는 “형평성과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괄 9시 영업제한을 풀어달라는 게 점등 시위의 목적이었는데 이번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음주 월요일에 소상공인 단체들 논의를 거쳐 더 강한 항의 표시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가 24시간 영업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를 살리면서도 방역을 하는 균형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대표는 “2019년 통계를 내봤을 때 하루 중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헬스장에 방문하는 회원이 70%에 달한다”며 “9시 영업제한은 실내체육업 입장에서 ‘피크타임’의 절반을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호소했다. 이어 “업종의 이러한 사정과 9시까지 사람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영업 가능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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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코인노래연습장. 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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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각 "1시간이라도 늘려줬다면"



실내체육업 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헬관모(헬스장관장모임)’에는 정 총리의 발표 직후 “수도권 업자들은 무슨 죄냐”는 내용의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정책이 논리도 없고 사다리타기로 결정하는 게 분명하다”, “업종별로 세세하게 규제를 하면 좋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1)씨도 영업제한 유지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홀 영업금지로 매출이 70%가 급감하는 등 고정비를 메우기 위한 지출이 너무 컸다”며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단 1시간이라도 더 영업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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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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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서도 업종 간 희비 교차



한편 오후 10시로 영업제한이 완화된 비수도권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교차했다. 음식점과 카페 업주들은 대부분 “다소 아쉽긴 하지만 저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9시면 사람이 다 빠져나가 썰렁했는데 1시간이라도 더 영업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래방, PC방, 헬스장 등 일부 업종은 “업종 특성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 지역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34)씨는 “퇴근 후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 오는 회원이 대다수인데 오후 10시는 만족하기 어려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저녁을 먹고 2차를 가는 게 문제라면 업종 특성을 고려해 세부적인 지침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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