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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재난지원금 지급

‘보편 지급’ 갈림길 4차 재난지원금…전문가들, ‘선별 지급’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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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15명에 ‘재난지원금’ 설문

“직접 피해본 계층에 두텁게 지급을”

“취약 노동자 포함 20조∼40조 지원”

절반은 지원 규모 ‘14조 이상’ 답해

4명은 “이번엔 보편 지급” 주장

“피해 계층 정확한 파악 어려워”

1명은 “재정상 추가 지급 곤란”


한겨레

정부의 집합금지, 영업제한 조처로 인해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이 입은 손실에 대한 보상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썰렁한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 거리 모습. 한겨레 김봉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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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이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충분히 보상해줘야 한다. 선별 지급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취약 노동자들에게도 20조~30조원 규모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자영업자 가운데서도 배달 등으로 더 소득이 많아진 사람도 있다. 취업준비생 등은 사정이 어렵지만 (선별 지원을 하면) 지원을 못 받게 된다. 피해 계층 파악을 정확하게 하기 어려워 이번에는 전국민으로 하는 게 맞다.”(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겸 한국재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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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방식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가 경제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대부분 4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동의했다. 또 보편 지급보다는 선별 지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선별 지원을 하더라도 지원 규모는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약 14조원보다 더 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4일 <한겨레> 설문에 응한 15명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14명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했고, 그중 10명은 선별 지급을 선호했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사람까지 지원하는 대신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이들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과 신관호 고려대 교수(경제학)도 방역으로 직접 피해를 본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선별 지급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선별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접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만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들을 포함해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 취약 계층까지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 나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지원 대상을 집합금지 및 제한 업종 위주로 한정해야 한다”며 “대상은 줄이고 규모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프리랜서 등 취약 노동 계층을 포함해 두터운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한수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와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도 지난해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대상이었던 고용 취약 계층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목적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차원인지, 손실을 보상하는 차원인지 정한 뒤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병기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전국민이 아니면 소득 파악을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어려움이 있고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지난해처럼 전국민 지원으로 하고, 사용처를 전통시장이나 음식점 등으로 제한해 선별 지원 효과와 소비진작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하되 재정의 제약이 있어 지난 1차 때보다 규모를 적게 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은 직접 지원 대신 금융 지원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방역으로 입은 피해를 선별하기 어렵고 전국민 재난지원금도 필요해 선별과 보편을 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편 지급은 일정 기간 이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영위하는 업종에서만 쓰도록 하면서 연말정산을 통해 일정 소득 이상은 지원금을 환수해 사후 선별이 일어나도록 하고, 피해가 큰 쪽에는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7명은 선별 지원을 하더라도 지원 규모는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14조3천억원과 같거나 더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선별 지원을 통해 지원 규모를 줄이려는 기재부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정세은 교수나 하준경 교수는 국내총생산 대비 1~1.5% 수준인 20조~30조원, 오건호 위원장은 20조~40조원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보편 지급을 강조한 박기백 교수는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같은 규모인 14조원을 제시했다. 김상봉 교수와 이태석 연구위원은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며 10조원을 주장했다.

한편 성명재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전국민 대상으로 여러 차례 돈을 푸는 바람에 돈을 많이 썼다”며 “국가채무는 한번 늘어나면 줄일 수 없는데, 지금 재정 상황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능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정훈 이경미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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