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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경찰, 불법 무선장치 소지 구실로 아웅산 수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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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윈 대통령에겐 코로나19 방역 위반 혐의 적용
한국일보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2일 냄비와 쟁반 등을 두드리며 군부가 자행한 쿠데타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구금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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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경찰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불법 무선장치 소지 혐의로 기소하고 15일까지 구금 조치를 내렸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불붙고 있는 반(反) 쿠데타 시위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3일(현지시간) 미얀마 경찰 서류를 인용해 수치 고문이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경찰은 1일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뒤 수치 고문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소형 무선장치 여섯 대를 발견했으며 이 무선장치들은 불법으로 수입돼 허가 없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거 수집과 피고인 심문을 위해 15일까지 수치 고문을 구금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죄 확정 시 3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수치 고문과 같은 날 구금된 윈 민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군부는 구금 중이던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등 400명을 전격적으로 석방했지만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은 풀어주지 않고 새로운 혐의를 씌웠다.

경찰의 이번 기소를 두고 수치 고문과 민주화 세력을 억누르려는 군부의 술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찰스 산티아고 아세안(ASEAN) 인권회의 의장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로부터 불법적으로 권력을 빼앗은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군부의 터무니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시민들의 저항도 시작됐다. 전날 밤 최대 도시 양곤에선 ‘악마(군부)를 쫓아낸다’는 의미로 일제히 냄비를 두드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는 시위가 벌어졌다. 국립병원 의사들도 파업에 나서거나 가슴에 리본을 달고 ‘군부 보이콧’에 동참했다.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얀마를 구해 달라”는 글을 올리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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