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평택 물류센터→서울 접종센터→냉동고
군·경 경호 차량 10대 호위 속 4시간만 수송 성공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백신 수송 훈련 차량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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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범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유통 모의훈련에서는 백신 수송에 필수인 ‘콜드 체인(냉장 유통)’ 유지를 위한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화이자 백신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온도를 영하 60∼영하 90℃로 유지해야 해 운송·보관이 까다롭다. 이번 훈련은 군사경찰 차량, 사이드카(경찰 오토바이)까지 총동원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정부는 이달 국내에 들어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약 6만명분(11만7000회분)을 인천국제공항에서 평택 물류센터를 거쳐 서울 접종센터까지 무사히 수송하기 위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백신 모형을 사용해 시행됐으며, 과정은 크게 4단계로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경기도 평택 소재 물류센터를 거쳐, 중앙접종센터로 지정된 서울 중구 소재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연계되는 범부처 합동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인천공항엔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1t(톤) 트럭이 군과 경찰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예방접종센터로 향했다.
이번 훈련의 주된 목적은 실제 수송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테러에 대비하고 백신이 변질되지 않도록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모형 390병(1병당 5~6회분)이 서울 접종센터 내 냉동고에 들어가는 데 약 4시간이 걸렸다.
백신 수송이 개시된 시각은 이날 오전 10시. 백신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수입자와 관세청이 인수와 통관 업무를 진행했고, 유통업체가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가로·세로·높이 60㎝ 크기의 박스 2개에 백신을 담아 수송 차량에 실었다. 이동하는 동안 박스 속 온도는 섭씨 영하 75℃로 유지됐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백신 수송 훈련 차량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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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 차량은 평택 물류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비상상황을 대비해 백신을 임시 보관할 수 있는 예비 냉장차 1대도 동행했다. 수송 차량 전방에는 경찰 사이드카(오토바이) 2대와 순찰차 2대, 후방에는 군사경찰 차량 1대와 경찰특공대 차량 1대, 순찰차 1대, 사이드카 2대, 기동대 버스 1대가 경호를 맡았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시위대 습격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수송 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드라이아이스로 초저온 환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교통 정체가 발생해 시간이 지체될 경우, 우회 경로를 확보하는 역할도 맡는다.
낮 12시, 수송 차량이 평택의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물류센터에서는 지역별 수요에 맞게 전국 접종센터로 물량이 배분된다. 접종센터는 아직 서울 1곳뿐이지만 향후 250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배분이 완료된 백신은 다시 수송 차량에 실려 서울 접종센터로 향했다. 물류센터 내 냉동 보관은 기업 한국초저온이 맡는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백신 수송 훈련 차량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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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쯤, 수송 차량이 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 도착했다. 접종센터 내 국군 2명이 화물칸을 열고 백신이 담긴 박스를 내렸다. 박스를 인계받은 의료진 2명은 박스 속에서 다시 ‘화이자-바이오엔텍 코비드-19 백신’이라는 문구가 적힌 흰색 종이박스를 꺼내 냉동고에 옮겨 담았다. 오후 2시 15분쯤 훈련이 종료됐다.
종이박스가 드라이아이스 박스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백신을 냉동고로 즉시 옮기지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박스에 드라이아이스를 미리 담아놔서 종이박스가 (내벽에) 얼어붙은 것 같다. 실제 수송 때는 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박스를 열어놔도 (드라이아이스 덕분에) 온도가 유지돼서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접종센터는 냉동고 2대를 확보했다. 1대는 포장을 뜯은 백신 기준 12만회분을 보관할 수 있다. 2대가 있지만 1대는 다른 1대가 고장 날 경우 백신을 옮겨 보관하기 위한 예비용으로 쓰인다. 실제 접종 시 의료진은 냉동고 속 백신을 해동해 접종실의 냉장고에 임시 보관하며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인천공항에서 훈련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성공적인 접종을 위해 군과 경찰을 포함한 민간의 역량을 총력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대한항공 제2화물터미널 상황실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부처 모의훈련 과정 전반을, 김창룡 경찰청장이 냉장차량 문제 발생이나 백신 탈취 시도, 테러발생 등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계획을 문 대통령에게 각각 보고했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예방접종센터. 예진과 접종이 이뤄지는 건물이다. /중앙의료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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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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