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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증가시 '꿀벌 길 찾기' 방해… 황사발생시 비행시간 70%↑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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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증가시 '꿀벌 길 찾기' 방해… 황사발생시 비행시간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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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국립산림과학원, 초미세먼지 농도와 꿀벌 비행시간 유의미한 상관 세계 최초 밝혀]

미세먼지 증가시 꿀벌들이 길 찾기 능력에 방해를 초래해 벌꿀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관련 인포그래픽./사진제공=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미세먼지 증가시 꿀벌들이 길 찾기 능력에 방해를 초래해 벌꿀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관련 인포그래픽./사진제공=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미세먼지가 꿀벌들의 길 찾기 능력을 방해하고 비행시간도 크게 늘려 벌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황사가 발생하기 전과 후의 꿀벌 비행시간을 추적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경우 꿀벌이 꽃꿀을 얻기 위해 식물을 찾는 시간은 32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꿀벌의 평균 비행시간은 황사 이전에는 45분이었으나 고농도 이후에는 77분으로 평소보다 비행시간이 1.7배 증가했다. 황사 발생 이후에도 꿀벌의 길 찾기 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비행시간은 평균 71%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가 꿀벌의 비행 시간 증가와 매우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음을 세계 처음으로 밝힌 결과라고 과학원측은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에 초미세먼지 고농도가 빈번한 봄철 꿀벌의 정상적인 채밀 활동에 영향을 줘 벌꿀 생산성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꿀벌은 벌통에서 나와 꽃꿀을 찾고 그 꽃꿀을 뱃속에 저장해 다시 벌통으로 먼 길을 돌아오게 된다" 며 "비행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꿀로 만들어야 할 뱃속에 꽃꿀을 날개짓 하는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벌꿀 생산량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중국 북경식물원에서 지난 2017년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꿀벌 400마리에게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를 표식한 뒤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전후 꿀벌의 비행시간을 비교한 결과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정수종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와 진화 분야의 저명 국제 저널(Ecology and Evolution)에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주저자인 조유리 서울대 박사과정 연구원과 연구책임자인 정수종 교수는 "이같은 미세먼지로 인한 화분 매개자 활동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 최초"라며 "미세먼지로 인해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앞으로 전국에 설치된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20개소 60지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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