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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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의 4차 재난지원금 지원 입장에 곧바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재정당국의 입장을 분명히 못 박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공개적으로 4차 재난지원금의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맞춤형·전국민 지원 방침이 확정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는 동시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신속하게 밝힌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여당 대표의 연설은 곧 확정으로 비칠 수가 있고, 당정협의를 통해 논의가 끝났다고 이해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게 재정당국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당·정·청 협의에서도 당은 맞춤형·전국민 병행 지원 방침을, 홍 부총리는 병행 지원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당·정·청의 논의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사실상 병행 지원 방침을 밝히자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서라도 재정당국의 반대 입장을 밝히고 4차 재난지원금 지원에 충분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여당에서 추진하는 3∼4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도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홍 부총리는 “지금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한창이고 3월이 되어야 마무리된다”며 “최근 방역상황도 방역단계 향방을 좌우할 경계점이다. 경기동향도 짚어보고 금년 슈퍼예산 집행 초기 단계인 재정상황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 추경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인다”는 것이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자영업 손실보상금, 재난지원금 맞춤형 지원 방식만도 지원 대상과 규모, 형평성 문제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아 실제 지급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향후 방역상황, 피해 상황, 경기상황, 재원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으며, 지급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국제금융기구나 연구기관 분석대로 선별지급이 보다 효율적이고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당정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입장을 철회하거나 후퇴해 온 홍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앞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증권거래세 인하, 최근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등의 과정에서 수차례 소신을 굽히면서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 ‘홍백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홍 부총리는 전날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형식으로 “기재부를 향한 어떠한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을 것”이라며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그침을 알아 그칠 데 그친다)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썼다. 홍 부총리가 4차 재난지원금 지원 결정 과정에서 직을 걸고 재정당국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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