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서울대 정수종 교수 연구팀 공동연구
정수종 교수 "미세먼지와 생태계 영향에 대한 연구必"
정수종 교수 "미세먼지와 생태계 영향에 대한 연구必"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가 표식된 꿀벌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꿀벌의 길 찾기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황사가 발생하기 전과 후의 꿀벌(Apis mellifera L.) 비행시간을 추적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꿀벌이 꽃꿀을 얻기 위해 식물을 찾는 시간이 32분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가 꿀벌의 비행 시간 증가와 매우 유의한 상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한 인포그래픽.
그래픽=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꿀벌의 평균 비행시간은 황사 이전에는 45분이었지만 고농도 이후에는 77분으로 평소보다 비행 시각이 1.7배 증가했다.
황사 발생 이후에도 꿀벌의 길 찾기 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비행시간이 평균 71% 이상 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황사의 발생과 상관없이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증가가 꿀벌의 비행 시간 증가와 매우 유의한 상관이 있음을 전 세계 최초로 밝힌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에 초미세먼지 고농도가 빈번한 봄철에 꿀벌의 정상적인 채밀 활동에 영향을 미쳐 벌꿀 생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는 중국 북경식물원에서 2017년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꿀벌 400마리에게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를 표식한 뒤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전후 꿀벌의 비행시간을 비교한 결과이다.
조사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서울대 정수종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논문 주저자인 조유리 서울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인한 화분 매개자 활동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정수종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해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가 장기·체계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연구관도 “전국에 설치된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20개소 60지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진화분야의 저명 국제 저널인 ‘Ecology and Evolution’ 1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