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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AS뉴스]"샤워하는 모습 보고싶다" 용화여고 스쿨미투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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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설문조사, 성희롱 성폭력 다수

가슴, 허벅지에 손..성희롱적 발언

교육청 특별감사 파면부터 경고까지

피해자 나선 1명에 대해선 형사고발

격려 의도? 분명한 성적 희롱이었다

다수의 피해자, 기적적으로 용기내

스쿨미투 내부고발자로서 힘듦에도

성과? '묵과하지 않아' 분위기 변화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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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용화여고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위원)

그 사건 그 후가 궁금하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 오늘은 사진 한 장을 띄우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지금 보고 계시는 사진. 맨 위층이 학교예요, 학교인데 맨 위층에 “#with you" "we can do anything" 마지막 층에는 "#me too" 이렇게 적혀 있죠. 2018년 4월 용화여고 교실 창문에 붙은 글자들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교사들의 성희롱, 성추행 이런 사실들이 포스트잇으로 빼곡히 적혀 있었어요. 바로 이 사건이 이른바 학교미투, 스쿨미투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로 다른 학교들에서도 교내의 성폭력 문제가 공론화가 됐었는데요. 벌써 3년 흘렀습니다.

스쿨미투의 시작 용화여고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당시 지목됐던 선생님들은 어떻게 됐는지 또 피해 학생들은 어떤 모습인지 오늘 AS뉴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문제 제기를 처음 했던 게 졸업생 단체였어요. 용화여고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의 한 분을 익명으로 만나봅니다. 나와계십니까?

노컷뉴스

2018년 3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를 꾸린 뒤 SNS에서 설문조사를 벌여 교사들의 성폭력 사례를 폭로하며 밝혀진 최초의 스쿨 미투 사건. 당시 재학생들도 졸업생의 폭로에 용기를 얻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미투'(ME TOO), '위드 유'(WITH YOU) 등으로 힘을 보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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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화여고 졸업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고, 벌써 3년 지났네요. 청취자 분들 가운데는 좀 가물가물한 분도 계실 거예요. 당시 용화여고에서 학생들이 들고 일어섰던 내용들, 문제 제기했던 게 어떤 것들이죠?

◆ 용화여고 졸업생>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메신저를 통해 공유했고요. 그 해당 통계자료를 정리해서 사회부 기자들한테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국민신문고 신고를 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엉덩이나 가슴을 손으로 툭툭 치거나 허벅지를 만졌다는 답변 혹은.

◇ 김현정> 누가요? 선생님이?

◆ 용화여고 졸업생> 네, 그렇죠. 성희롱 발언 같은 경우에는 ‘투명한 샤워실을 만들어 비 오는 날 너희가 샤워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다’ 라는 식의 발언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귀를 좀 의심하게 되는데. 그럼 학교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한테 여고생들한테, ‘투명한 샤워실을 만들어서 너희들 샤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렇게 말을 했다고요?

◆ 용화여고 졸업생> 해당 발언 같은 경우에는 수업 도중에 이루어졌던 발언입니다.

◇ 김현정> 엉덩이나 가슴을 툭툭 친다는 제보는 1건이었습니까, 이런 신고가 많았나요?

◆ 용화여고 졸업생> 비일비재했어요.

◇ 김현정> 비일비재했어요? 사실은 이 내용들을 듣는 게 여러분들 고통스럽고 또 피해자들은 수치스러울 수 있겠습니다마는 도대체 어떤 수준의 어떤 일들, 어떤 성희롱들이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질문을 드리는 건데. 사실은 이 졸업생들이 앞장서서 나섰잖아요. 학교 다닐 때는 이런 일을 당하면서도 이게 성희롱인지 성추행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던 거죠?

◆ 용화여고 졸업생> 당시에는 그랬던 경우가 많았어요.

◇ 김현정> 그렇죠. 이게 과연 용화여고만의 일이었을까라는 청취자 문자도 꽤 많이 옵니다. 그게 성추행인지 뭔지도 모르고 참 이런 것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난 굉장히 불행했던 우리 과거가 있는데 용화여고는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교육청에서 나서서 감사도 했죠?

◆ 용화여고 졸업생> 네.

◇ 김현정> 감사 결과는 어땠습니까?

◆ 용화여고 졸업생> 구체적인 징계 내용은 파면과 해임 각각 1명, 정직 3명, 견책 5명, 경고 9명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교육청의 특별감사 토대로 한 징계는 거의 이루어진 거예요, 아니면 또 우여곡절이 있습니까?

◆ 용화여고 졸업생> 사립학교였기 때문에 교육청의 징계 권고를 전부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권한이 있어서 사실 저희 쪽에서 기자회견이나 학교 앞 1인 시위나 문화제같이 여러모로 시민 분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사립학교 용화여고를 좀 예의주시하기 위한 행동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교육청 권고 그대로 18명에게 징계 및 경고조치를 내리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교육청의 감사 결과 그대로 징계가 다 됐군요?

◆ 용화여고 졸업생> 네.

◇ 김현정> 여기까지만 진행이 되고 끝인가 봤더니 그중에 1명은 아예 형사고발을 하셨네요?

◆ 용화여고 졸업생> 네, 맞아요.

◇ 김현정> 그 교사들 18명 가운데 1명은 어떻게 형사고발까지 가게 된 거죠?

◆ 용화여고 졸업생> 확실히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면 이제 파면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교사가 소청심사를 통해서 자리를 회복하거나 아니면 이제 그 연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서 할 수가 있더라고요. 또 확실하게 유죄 결과를 받아내야 앞으로의 문제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형사 처벌을 최대한 다 진행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 현재 피고인 1명에 대해서만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법적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1명에 대해서만 형사고발이 가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피해 학생이 ‘제가 나서서 이 부분 문제 제기하고 싶습니다’ 하는 경우가 형사고발이 된 거군요?

◆ 용화여고 졸업생> 교육청 설문조사나 실태조사에서는 18명 모두에게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형사고발은 미성년자 같은 경우는 부모님의 동의가 없으면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잖아요. 그렇기도 하고 이제 현 피고인이 제일 많은 지목을 받았던 주요 가해 교사였기 때문에.

◇ 김현정> 주요 가해교사이기도 하고. 증인으로 피해자들이 나서겠다고 하고 이런 요건이 다 갖춰져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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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여고 스쿨미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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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화여고 졸업생> 네.

◇ 김현정> 그렇죠. 그 한 명이 했던 행위를 좀 알 수 있습니까?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인데 어느 정도 수준이기에, 지금 어떤 분들은 ‘아니 그게 무슨 제자가 선생한테 형사고발까지 할 일이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혹시라도 계실지 모르겠어서요.

◆ 용화여고 졸업생> 사실 위원회가 해당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제 본 피고인으로 인한 것이었고요. 당시 공공연하게 굉장히 오랫동안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장본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형사고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수위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깊은 편이었어요. 아까 샤워실 발언도 이 분이고.

◇ 김현정> 투명샤워실도 이 선생님 발언이에요?

◆ 용화여고 졸업생> 네, 맞습니다. 그 외에도 면담시간에 단 둘이 있을 때는 조금 더 스킨십이 짙어지는 거고요. 치마 속에 손을 넣어서 허벅지를 만진다거나 뒤에서 안는다거나 볼에 뽀뽀를 한다거나 뽀뽀가 아니라 볼을 깨물었어요.

◇ 김현정> 네?

◆ 용화여고 졸업생> 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많이 저지르는 분이었기 때문에 형사고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이 질문을 하는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듣기도 상당히 불편합니다마는 어느 정도인가를 알아야 제가 반론 질문도 가능하고 해서 여쭸다는 것은 이해를 해 주시고요. 학생 치마 속에 허벅지를 만지고 볼을 깨물었다. 이게 증인으로 나선 피해자들의 증언입니다, 여러분. 이게 믿기가 어려운 정도인데 지금 그 교수는 뭐라고 얘기를 하고 있냐면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고 설사 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격려 차원으로 어깨, 등 등을 두드렸을 수는 있으나 지금 여기 적시된 행위 같은 건 한 적이 없다라는 지금 주장을 재판에서 계속하고 있는데요. 피해자들 입장은 어떻습니까?

◆ 용화여고 졸업생> 피해자들이 사실 모두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잖아요. 보통 다들 격려의 제스처, 성적 희롱을 목적으로 한 스킨십은 구별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판에 저도 세 차례 참석해서 여타 증인들의 증언을 상세히 들어보니까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처음부터 피고인을 피하거나 꺼리고 불쾌하게 여겼던 게 아니라 처음에는 다들 자신이 오해하는 거일 거라고 의심하는 과정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반복되고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피고인의 행위 때문에 이게 성추행이나 성희롱이라고 판단한 거거든요.

◇ 김현정> 단 1회가 아니라는 얘기군요, 단 1회도 아니고 피해자가 한 명도 아니고?

◆ 용화여고 졸업생> 네, 그렇죠. 무려 5명의 사람들이 어떤 사적 이득에 대한 기대도 없이 수고를 들여서 누군가를 형사고발까지 하는 데에는, 오해의 소지 없이 이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30년 간 교직생활을 했는데 2012년에 그 해당 피해학생들 5명 말고는 그 전후로는 없었다. 이 부분도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용화여고 졸업생> 교육청 실태조사 결과는 12년 피해 학생들 외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고요. 또 이제 저 역시 위원회가 생기기 전에 다른 친구한테 현 피고인인 가해 교사를 고발하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여전히 가해 교사를 두려워하고 있었고 해당 교사에 대한 사회적 고발이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줄 거라는 확신도 하지 못했고 또 내부고발자로서의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게 사실 일반적인 반응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그 12년도 피해 학생들이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용기가 모일 수 있었던 기적적인 우연을 증거하는 거지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면책사유가 되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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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지금 재판에 나선 건 5명이지만 그 5명이 아닌 두려움에 용기 내지 못했던 다른 피해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 말씀이시군요?

◆ 용화여고 졸업생> 네, 사실 피고인을 제외하고 징계를 받은 교사 중 아무도 법적 공방을 치르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들 역시 책임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또 18년도 이전에 스쿨미투가 벌어지지 않았던 게 모든 학교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도 아니고요. 해당 피고인의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형사고발을 해서 재판받고 있는 교사 1명, 그 교사 한 명의 결과는 우리가 지켜보도록 하고 그 재판 결과를 떠나서라도 여러분, 교육청의 감사 결과만 봐도 교실에서 일상 속에 성폭력이 있었다는 건 지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참 씁쓸해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가르치는 또 참된 스승님들, 참된 교사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더 마음 아프고 화나고 씁쓸하실까 싶은데, 졸업생 선생님?

◆ 용화여고 졸업생> 네.

◇ 김현정> 3년이나 지나고 보니까 사실 처음에 스쿨미투라는 거 시작할 때 굉장히 떨리고 그랬잖아요. 불안하기도 하고. 보통 용기가 아니었는데 3년쯤 지나고 그 당시를 돌아보면 어떠세요? 어떤 성과가 남았다고 생각하세요?

◆ 용화여고 졸업생> 저희는 학내 분위기 변화가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학생한테 술집여자 같다거나 데이트하자 혹은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식의 불필요한 접촉이 발생해도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는데요.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학생한테 술집여자 같다고 말했다고 하는 피해사례도 있어요?

◆ 용화여고 졸업생> 그런 건 굉장히 뭐, 여교사 분들도 많이 하셨던 발언이라. 그런데 어쨌든 그런 식의 가해나 방관마저도 징계의 대상이 되었던 스쿨 미투 이후에는 교사들이 먼저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을 검열하면서 성폭력이 발생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형성하게 된 게 스쿨 미투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저는 사실 들으면서 마음이 좀 많이 아프네요. 이게 너무도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게 더 마음이 아픈데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혹여라도 용화여고라는 이름 이렇게 실명으로 나가서 우리 학교 명예가 떨어진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또 얘기하는 다른 졸업생이나 재학생은 없나 모르겠어요.

◆ 용화여고 졸업생> 졸업생들보다는 재학생들이나 아니면 학부모 등이나 학교장 같은 분들이 좀 걱정을 하시겠죠.

◇ 김현정> 그런 시선은 거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용기 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용화여고 졸업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용화여고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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