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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쿠데타, 미-중 대결에 영향…바이든 대외정책의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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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처 취할 것” 제재 시사

미얀마, 친중 노선으로 선회 예상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큰 차질 예상


한겨레

1일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인이 총을 들고 도로를 막은 채 서 있다. 네피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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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일어난 미얀마 쿠데타는 국제사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군부가 다시 전면에 나선 미얀마는 미국 등 서방과 중국 사이에서 관계를 재조정할 것으로 보여 주변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조 바이든 새 행정부는 대외정책에서 첫 시험대를 맞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즉각 제재를 시사하는 강경한 비난 입장을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각) 늦은 밤 성명을 내어 “미국은 최근 선거 결과를 바꾸거나, 미얀마의 민주주의 이행을 막는 어떠한 시도들도 반대한다”며 “이런 조처들이 되돌려지지 않는다면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 평화, 발전의 열망에서 버마 국민과 같이한다”며 “군부는 이런 조처들을 즉각 원상회복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미얀마’라는 현 정부의 국호가 아니라 군부 통치 이전의 국호인 ‘버마’라고 호칭해, 미얀마의 현 체제를 인정하지 않음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권위주의 정권들을 옹호했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은 뒤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했다. 개발도상국 민주화의 상징인 미얀마에서 쿠데타는 바이든 행정부에 시험대로 등장했다.

미-중 관계에서도 미얀마는 중요한 국가다. 미얀마는 군부 출신 테인 세인 대통령 체제가 출범해 직접적 군부 통치가 끝난 2011년부터 미국과 관계 개선을 시작했다. 이듬해 양국은 대사관 개설을 발표했고, 미얀마의 친중 노선은 수정됐다. 이는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이후 표방한 아시아 중시 정책의 중요한 성과였다.

미얀마가 일방적인 친중 노선을 포기함으로써 미국은 베트남, 타이, 인도와 함께 남쪽에서 중국에 대한 지정학적 압박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 중국은 미얀마를 통해 인도양으로 나가는 출구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미얀마 연안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 본토까지 직송하는 파이프라인을 개설하고, 미얀마 연안에서 중국 해군기지도 확보하려고 했다.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 노선으로 실리를 취해왔다. 또 개혁개방에 나서 국내의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개발과 함께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증대해왔다.

미-중-미얀마 3자 사이 관계 조정은 모두 군부 통치 종식과 수치의 집권에 따른 것이다. 미얀마에서 군부 통치가 다시 시작된다면 3자 관계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얀마 군부는 미국이 제재를 현실화한다면 다시 친중 노선으로 선회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과 대결해야 하는 미국에는 큰 전략 차질을 의미한다. 미국이 표방하는 인도·태평양 및 쿼드(미-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의 대중국 연합) 전략에서 미얀마는 필수적이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얀마와 중국의 관계는 이미 크게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뒤 미얀마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사실상 끊긴 반면, 미얀마의 중국에 대한 의존은 다시 커졌다. 이달 초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미얀마에 조기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쿠데타 뒤인 1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얀마의 좋은 이웃 국가이며, 미얀마의 각 세력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갈등을 적절히 처리하고, 정치·사회의 안정을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에 협조적이지 않은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부는 미얀마의 내정이라며 불간섭 원칙을 즉각 표방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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