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양부모의 변호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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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는) 잘못했다. 다만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는 건 믿는다.”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장모씨 측 정희원(모두의 법률) 변호사가 비난 여론에도 사건을 맡은 이유를 밝혔다.
정 변호사는 29일 보도된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변호를 맡을 때만 해도 양모 장씨가 자신이 한 행위를 전혀 자백하지 않을 때였다”며 “자백을 끌어낼 생각이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놓는 조건으로 변호를 맡았지만 장씨가 자신의 행위를 자꾸 축소해서 말했기 때문이다. 변호인인 자신이 봐도 사진 증거와 비교했을 때 장씨 말이 안 맞는 게 많았다. 그는 “거짓을 갖고 변호하면 오히려 꼬인다. 사실 사임하려고 고민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사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 변호사는 “장씨가 한 행위에 대해선 처벌받는 게 당연하지만 하지 않은 행위까지 처벌받아선 안 된다”며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는 건 믿는다”고 설명했다. 정인양의 죽음을 예측했는데도 첫째를 등원시키면서 40분 동안 집을 비우진 않았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또 “나머지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지금 사임할 수는 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첫째를 키워야 하는데 양부가 없으면 키울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는 “첫째가 어린이집을 갈 때 사람들이 아이에게 아빠 욕을 하기도 한다”며 “첫째는 죄가 없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양모 장씨는 잘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보다 과장된 면이 있다”며 “이 사람이 악마가 된다고 해서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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