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상혁 의원이 28일 국회 의안과에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댄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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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정치권이 다시 막말 공방에 휩싸였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그랬듯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을 넘은 표현들도 늘어나곤 한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을 '후궁'에 빗대 쓴 페이스북 글은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선족' 발언을 놓고도 논란이다. 그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양꼬치 거리에 조선족 귀화한 분들이 몇만 명이 산다"며 "이분들이 90% 이상 친 민주당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깨끗한 정치를 위해 만들었다는 '오세훈법'의 주인공이 어쩌다가 '일베' 정치인으로 변질했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자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특정 사이트를 사용하는 국민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특정 집단 국민에 대한 혐오에 해당한다"며 "타인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본인의 모습을 성찰하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4·15 총선 때도 막말로 얼룩졌다. 당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원인으로 선거기간 막바지에 연이은 막말 논란이 지목되기도 했다. '3040은 무지와 착각의 세대' 발언을 한 김대호 후보, '세월호 유가족 텐트 막말'을 한 차명진 후보는 결국 제명 조치됐다.
막말은 특히 젊은 층 유권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민 김모씨(26)는 "선거가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자극적인 비방으로 점차 심화되는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정현지(27)씨도 "나처럼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경우 저급한 단어, 자극적인 발언 한마디가 유권자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구태 정치가 되풀이되는 원인에 대해 "증오의 정치가 계속되고 진영 논리에 깊이 빠져 있는 한국 정치의 현주소"며 "각 당에서 나름 신경 쓰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정치 감각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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