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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헌정사 첫 판사 탄핵소추

판사들 “與 불리한 판결뒤 탄핵 거론” 반발… 일부선 찬성 기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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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이면 선례이고 역사를 만드는 것인데 무죄 판결에다가 더구나 미확정 판결을 가지고 법관을 탄핵하겠다니 이해할 수 없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29일 여당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이렇게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평판사는 “여당이 주도하는 탄핵을 다들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꼭 특정 재판이 있은 후에 판사들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도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하겠다는 발언을 보고 ‘잠을 못 잤다’고 얘기하는 판사들이 많다”며 “여당에 불리한 판결이 나면 탄핵을 운운하더니 이제는 아예 탄핵을 추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사들 익명 커뮤니티에선 법관 탄핵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지난해부터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유죄 판결 직후 여권이 재판부에 대한 탄핵을 거론하자 “정권이 원하지 않는 재판을 하면 개혁 대상이냐”란 비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대해 “법원 개혁이라 하지만 손보기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같은 재판소를 설치하겠다는 건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만 법원 내부에서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찬성하는 기류도 있다.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여한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법관 대표 105명 중 과반인 53명이 찬성 의견을 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에서는 “왜 임 부장판사만 선별적으로 탄핵하느냐”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요즘 법원에서 여당에 거슬리는 판결이 나오니 이 시점에 판사 탄핵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위은지 wizi@donga.com·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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