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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우병우 변호했던 여운국 차장 제청에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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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8일 '2인자'인 차장 자리에 판사 출신 여운국 변호사를 제청하자, 법조계에서는 '보수적인 인물', '예상 외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운국 변호사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 임명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여운국 변호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변호한 바 있고,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으로 있는 등 그의 이력 때문이다.

2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운국 공수처 차장 임명 반대 청원글'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반대 이유로 4가지를 들었다. 여운국 변호사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변호사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기무사 장교들의 변호사 △징계위에 회부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변호사였던 이완규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동인) △대한변협 부회장 출신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청원인은 "여 변호사는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변호를 맡았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반대해 촛불을 들고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이바지한 촛불시민들의 기대에 반하는 임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 변호사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찰을 했던 기무사 장교들의 변호사였다"며 "(당시) 변호사로 무죄판결을 받아내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고통을 준 인물"이라고 덧붙엿다.

청원인은 여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동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법무법인 동인이 그동안 공수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무부 징계위원회 회부 당시 같은 회사 소속인 이완규 변호사가 윤 총창을 변호했다는 것이다. 이어 공수처장 자리에 대한변협 회장이 추천했는데 차장 자리에 대한변협 부회장이 오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29일 법조계에서 여운국 변호사 제청을 두고 '의외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2인자'인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 수사 실세'로 정권 코드에 맞는 인물로 임명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진욱 처장이 인사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겠다고 한 말을 감안하더라도 오히려 '보수적인' 인물을 차장에 앉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여운국 변호사는 보수적인 편인데, 차장 제청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공수처장과 차장 후보 모두 '온화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온화한 공수처장과 그 밑에는 '쎈 차장'이 올 것이라는 그간 예상도 어긋난 셈이다. 둘 다 판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여운국 변호사는 2014~2015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평가하는 '우수법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처장은 차장을 제청하며 "우수법관에 선정되려면 재판을 잘 하고 판결문을 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의 의사를 잘 경청하고 재판을 매끄럽게 하는 그런 분들이 지정이 된다"며 "그래서 재판을 아주 잘하고 또 원만하고 그래서 공수처의 차장으로 적임으로 생각을 해서 제청을 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공수처 인사에 있어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이 '큰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김 처장과 여 변호사 모두 이찬희 협회장과 친분이 있다. 김진욱 처장은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한 인물로 이찬희 협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고, 여운국 변호사는 이찬희 협회장과 서울 용문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불과 며칠전 대한변협이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한 명단에도 여 변호사가 올랐다.

여 변호사는 1997년 대전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수원지법과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하다가 2016년 사임했다. 김 처장은 차장을 제청하며 "여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있어 어떤 이의제기를 하기 어려운 분"이라며 "영장전담법관 경력도 있어 검찰의 수사, 특수사건 수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법조인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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